직장인 최모씨(30)는 설 장기 연휴를 앞두고 가족들과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최씨는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알아봤는데 항공권과 숙박비가 비싸서 경비를 줄일 겸 강원도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며 "디지털관광주민증이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혜택을 활용하면 교통비와 숙박비, 여행경비 등을 일정 부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위축된 내수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다가오는 설 연휴 국민들의 국내 여행을 장려하기 위해 여행 경비 지원과 교통 요금 할인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8일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고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했다. 내수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교통량 분산 등을 위함이다.
이에 정부는 설 연휴 기간 국민의 여행 경비 부담을 덜고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중소기업 근로자 약 15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40만원의 여행 경비를 지원해 설 연휴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교통 편의도 확대한다.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KTX·SRT 역귀성 할인(30~40%)을 제공한다. 역귀성은 지방에서 서울·수도권으로 향하는 방향을 일컫는다. 설 당일을 제외한 연휴 동안 가족 동반석 할인이 이뤄지고 서울·인구 감소 지역 철도 여행 상품을 이용하면 50%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오는 24~30일에는 초·중·고 운동장은 주차장으로 무료 개방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주차장도 개방한다.
설 연휴 각종 관광지도 무료로 개방함에 따라, 4대 궁·종묘·조선왕릉 등 국가유산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미술관·박물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국립자연휴양림 입장료와 국립공원 직영 주차장 요금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연휴 전후인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고속도로 휴게소 53개소에서 지역 관광 명소에 대한 50%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특정 지역 방문 시 숙박·체험 등 통합 혜택을 제공하는 '디지털 관광주민증'의 운영 지역도 34곳에서 45곳으로 늘린다.
지자체들 역시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설 연휴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 발길을 국내 여행지로 돌리기 위한 조치다.
강원도 동해시는 여행 경비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기준을 충족하면 당일 여행은 1인당 1만원을, 1박 이상 동해시 내에서 숙박할 경우는 1인당 2만원을 지급한다. 동해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여행 5일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충북도는 올해 3000만원을 들여 숙박 할인쿠폰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온라인으로 도내 숙박 예약 시 5만원 이상 예약 시 3만원, 5만원 미만은 2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경남도는 단체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 기존 외국인 관광객에 한정됐던 인센티브를 국내 단체 관광객 유치 여행사에도 적용한다.
여행업계는 정부와 지자체의 내수 활성화 대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임시공휴일 지정 이후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지원책이 단기적으로 위축된 내수를 회복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설 연휴는 국민들의 이동이 많은 시기로, 적절한 정책 지원이 여행 수요와 소비심리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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