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베트남 빈그룹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하며 주요 주주에서 빠지게 됐다. 그러나 여러 신산업 분야에서 베트남 내 장기적인 투자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12일 베트남 현지 매체 더리더(TheLEADER)에 따르면 SK그룹이 자회사 SK인베스트먼트비나2(SK Investment Vina II)를 통해 보유한 빈그룹 주식 5000만주 이상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 경우 SK그룹이 보유한 빈그룹 지분은 6.05%에서 4.72%로 줄어들고, 빈그룹 주요 주주에서 SK그룹은 사실상 빠지게 된다. 매각 절차는 2025년 2월 중순에 완료될 예정이다.
빈그룹 관계자는 SK그룹의 투자 포트폴리오 재구조화가 SK의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SK는 빈그룹과 마찬가지로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에 확신을 갖고 있으며, 양측은 새로운 협력 기회를 논의하고 있다. SK그룹은 2019년 빈그룹에 투자한 이후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했으며, 빈그룹과 함께 현재는 마산그룹으로 넘어간 빈커머스(VinCommerce)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10억 달러(약 1조4700억원)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빈그룹의 정관 자본금은 약 34조3000억동(약 2조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빈그룹은 전기차 계열사 빈패스트(VinFast)의 사업 곤란으로 인해 큰 재정적 압박을 받았다. 피치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 기관은 최근 빈그룹 부동산 계열사인 빈홈(Vinhomes)이 높은 재무 레버리지로 인해 제약을 받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빈그룹 분할매각은 SK그룹의 베트남 구조조정 전략의 일환이다. 앞서 SK는 2024년 11월 마산그룹 주식 7600만주를 약 3000억원에 매각해 마산 지분율을 3.67%로 낮췄다. SK는 또한 윈커머스(구 빈커머스) 지분 7.1%를 매각하기도 했다. SK그룹은 베트남에서 유통, 소비재, 부동산,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3조5000억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SK그룹는 베트남 내 일부 대규모 투자를 철회했지만 여전히 베트남을 떠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산업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SK는 2024년 5월 빈푹(Vinh Phuc)성 바티엔(Ba Thien) 2 산업단지에 약 2조4000억동(약 1400억원)을 투자해 생분해성 소재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투자 규모는 2030년까지 11조9000억동(약 7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또한 총 가치가 약 3조6000억원인 반도체 제조 기업 ISCVina를 사들이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SK그룹은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 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수소 연료 △생명 공학 등 신산업에 집중해 투자 전략을 조정해 왔다. SK의 투자 거래는 양적으로 늘어날 뿐만 아니라 전략적 가치도 확대되어 베트남에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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