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대학생 박근우씨(23)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이번 제주항공 참사로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우리 유가족 대부분은 그날 돌아온다는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행기가 연착이나 하겠거니 해서 별 생각 없이 기다리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새가 날개에 끼어 착륙을 못 한다. 유언해야 하나'는 어머니의 카톡에도 '설마'싶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자마자 광주시에서 무안 공항까지 30분 만에 달려왔다"며 "무안광주고속도로에는 미친 듯이 액셀을 밟는 사람들이 나 말고도 더 있었다"고 했다.
그는 "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정상적인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제주항공의 잘못일 것이고, 새를 제때 쫓지 않고 방치했다면 무안공항의 잘못일 것이라며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덩어리 위에 설치한 것은 항공청과 공항공사의 잘못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여러 주체 간의 책임 떠넘기기와 정치권의 숟가락 얹기와 네 탓 공방으로 이 문제는 늘어지고 또 늘어질 것이며 유가족들은 고통받고 또 고통받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억울한 죽음이 되지 않게 끝까지 버틸 거다. 이 과정에는 동료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보상금을 두고 "우리는 나랏돈을 축내는 벌레가 아니다"며 "설령 사고 보상금이 들어온다 한들 그게 우리 가족들 목숨값인데, 펑펑 쓰고 싶은 마음이 들까"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번에 긴급생계비 300만원이 모금을 통해 들어왔다고 기사가 뜨니 악성 댓글들이 엄청나게 달리더라. 그런 댓글 하나하나도 저희에게는 너무 큰 상처가 되고 있다"며 "저희는 돈 벌자고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고아가 됐는데 아직 제대로 슬퍼해 본 적이 없다. 앞으로의 걱정에 깔려 죽어버릴 것 같다. 어디로 도망가고 싶다"며 "먹고 살려면 지금 당장이라도 돈 벌어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잊혀서 모든 게 유아무야 흩어지고 흐지부지돼서 내가 잃은 소중한 사람들의 죽임이 억울한 죽임이 될까 그게 싫고 두려워서 생업을 제쳐두고 유가족들이 무안에 나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사고가 두 마무리될 때까지만이라도 무안공항과 여객기 참사를 잊지 말아달라"며 "그래야만 저희도 이 모든 슬픔과 허탈감을 가슴 한편에 고이 묻어두고 다시 동료 시민 여러분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다. 한 번만 같은 사회에 살아가는 동료로서 저희를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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