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4분기 실적 부진…인도 전기차 시장 돌파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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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5-01-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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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유럽 시장 부진 속, 인도서 기회 모색

  • LG엔솔·삼성SDI 인도 제조업체 협력 '논의'

  • "시장 맞춤형 제품 개발 등 장기적 전략 필요"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엔솔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엔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가 4분기 실적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하락, 북미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축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업계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돌파구로 급성장 중인 인도 전기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약 2255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한 6조4512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AMPC)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독립적인 수익 모델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SDI 역시 유럽 시장의 전기차 수요 둔화로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실적 부진은 복합적인 원인에서 비롯됐다. 리튬과 니켈 등 배터리 핵심 원자재의 가격이 하락했지만, 제조 원가 절감 효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북미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을 축소하며 배터리 수요 감소로 매출 악화가 가속화됐다.

정책적 불확실성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가능성과 함께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시사되면서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가 전달되고 있다. EU 역시 탄소 배출 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배터리 3사는 인도 전기차 시장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넷스크라이브에 따르면 인도의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1552억8000만루피(한화 약 2조4200억원)에서 2027년 약 4235억5200만루피(한화 약 6조6000억원)로 17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 전기차 시장은 이륜차(오토바이, 스쿠터)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등록된 전기차의 약 63%가 이륜차로, 현지 제조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인도의 전기 이륜차 제조업체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며, SK온도 소형 배터리 개발을 통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계획도 긍정적인 신호다. 약 2000억루피(한화 약 3조1000억원)를 투입하는 ‘PM E-drive’ 계획을 통해 충전소 확대와 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인프라 개발과 협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는 저가형 배터리 제품의 수요가 높은 시장으로, 현지 기업과의 협력 및 제조 공장 설립 같은 구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도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시장으로,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약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원자재 공급망을 강화하고, 시장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는 등 장기적인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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