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회동을 준비 중이라고 마이크 왈츠 트럼프 2기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가 12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회담 개최지로는 스위스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빨라질 전망이다.
왈츠 지명자는 이날 미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자와 푸틴 대통령의 만남이 언제 이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자와 푸틴 대통령 회동 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동참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정확한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적어도 수일 내지 수주 안에 (트럼프 당선자와 푸틴 대통령 간) 전화 통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자와 푸틴 대통령이 만날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무르익고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자는 9일 미 플로리다주 팜피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과 회의하기 전에 “그(푸틴 대통령)가 만나기를 바라고 있고 우리는 그것(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10일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간 뒤에는 이런 방향(만남)으로 움직임이 있을 것 같다”며 두 정상 간 만남이 곧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미·러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는 스위스가 부상한 상황이다. 스위스 매체 르탕에 따르면 스위스 외무부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니콜라 비도는 스위스가 트럼프 당선자와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개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두 사람 간 평화 회담을 위해 자국의 ‘푸틴에 대한 체포 의무’에 예외를 둘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23년 3월 푸틴이 전쟁 범죄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한편 왈츠 지명자는 우크라이나 병력 부족 문제를 언급하면서 징집 연령을 25세에서 18세로 낮춰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최전선이 안정화해야 우리가 어떤 협상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며 “병력 부족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장비와 훈련 부족을 젊은 군인으로 대체해선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