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서울시향이 베를린필과 겨루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허황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예술에서 시작된 한류가 순수예술 분야로 퍼지고 있다. 한국의 클래식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재왈 제7대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신임 대표이사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말하며 변화와 혁신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취임한 정 대표는 "올해 재단법인 20주년, 창단 80주년을 맞은 서울시향이 앞으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올해를 기점으로 베를린필에 맞서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밟는다. 정 대표는 “서울시향은 20년간 약간의 부침이 있었다”며 “부와 침의 과정을 거쳐서 이제는 도약해야 할 때라고 강하게 느끼고 있다. 서울시향 10년의 새로운 기점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럽을 중심으로 한 무대에서 한국 아티스트들이 없으면, 공연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연주자들과 성악가들의 개별 성과가 대단하다”며 “이를 흡수해, 내실을 다져서 자양분으로 활용한다면 10년 뒤 베를린필과 겨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향은 정기공연, 사회공헌 활동, 해외진출 등 세 가지 범주로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정 대표는 오는 16일, 17일로 예정된 ‘2025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부활’을 언급하며, “정기공연 프로그램은 상황에 따라서 햇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꾸준히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말러 교향곡 전곡 음반 녹음을 이어간다. 지난해 10월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클래식 전용 앱 ‘애플 뮤직 클래시컬’을 통해 공개한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음원은 북미에서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해외무대에서 ‘서울시향’을 알리기 위한 연장선상에서 예술 성지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카네기홀 등 올해 예정된 해외 공연에서 한국 음악가들과의 협연도 빼놓지 않는다. 정 대표는 “해외 공연에서 한국 음악가들과 서울시향 간 협연의 기회를 마련해, 연주자와 오케스트라가 동반성장할 때 참다운 클래식 한류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문 연주자를 꿈꾸는 장애인 연주자와 음악으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동행 프로젝트 <행복한 음악회, 함께!> 등 다채로운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또한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악장 영입은 물론 수석 단원과 일반 단원 채용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정 대표는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도 드러냈다. 그는 “츠베덴 음악감독을 100% 신뢰한다”며 “츠베덴 감독의 색깔은 그의 5년 임기 동안 서울시향의 음악적 정체성이 될 것이다. 이를 존중하고, 흔들림 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대표는 중앙일간지 문화부 기자 출신으로 LG아트센터와 서울예술단, 예술경영지원센터, 고양문화재단 등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과 공공의 문화예술기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예술경영 전문가로 통한다. 취임 직전에는 서울사이버대 부총장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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