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북한-우크라 포로 교환 제의…생포된 북한군 "여기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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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5-01-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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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귀환 원치 않으면 다른 방법도 있다"…한국 송환 가능성 주목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젤렌스키 엑스 갈무리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생포된 북한군. [사진=젤렌스키 엑스 갈무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군 포로와 우크라이나 포로 간 맞교환을 제안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으로 되돌아가길 원치 않는 포로에 대해 다른 방법이 있음을 시사하면서 한국 송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러시아와 북한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어 북한군 포로 처리 문제는 복잡한 셈법이 작용할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한글과 영어, 우크라이나어로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추진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군인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귀환을 원하지 않는 북한 병사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이 전쟁에 대한 진실을 한글로 널리 알려 평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자국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보국(SBU)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20세, 26세의 병사로 부상을 입고 현재 수도 키이우로 이송돼 심문을 받고 있다. 심문은 한국 국가정보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의 지원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생포한 북한군을 심문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서 손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운 채 조사받은 북한군은 ‘지금 여기가 어딘지 알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어?’라는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휘관들은 누구와 싸운다고 했느냐’는 물음에 이 북한군은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어요”라고 답했다.
 
이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되기 전의 상황에 대해 “3일 (전선에) 나와서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 부상당하고 (잡혔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지의 질문에는 “여기서(우크라이나) 살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턱에 붕대를 감은 다른 북한군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자신의 위치를 아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시 포로의 처우를 규정한 제네바 협약은 적대행위 종료 후 포로의 석방과 송환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군 포로의 신병처리 문제에는 전쟁의 두 주요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뿐만 아니라 파병국인 북한, 우크라이나의 간접 지원국인 한국 등 4개국을 비롯해 여러 법적·절차적 문제가 걸려있다.
 
아직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법상 생포된 북한군의 포로 지위가 부여되기 어려울 수 있다. 여기에 러시아는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 병사들을 자국 국민이라고 허위로 기재한 신분증을 주는 등 위장 전술까지 감행한 상태다.
 
생포된 북한군에게 국제법상 포로 지위가 주어져도, 자국으로 복귀했을 경우 탄압과 처벌 등 인권침해 위협에 직면한다면 송환 의무의 예외 대상으로 간주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북한군 병사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남거나 제3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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