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최상위 시황 지수인 KRX TMI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KRX TMI는 이날 코스피보다 더 크게 내리며 고금리에 취약한 코스닥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됐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KRX TMI는 기준가 대비 19.45포인(1.27%) 하락한 1507.5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이날 처음 공개됐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04%, 1.35% 하락 마감했다.
KRX TMI가 코스피 대비 더 크게 내리면서 국내 시장의 부진을 보여줬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로 인한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파랗게 질렸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769%를 기록하며 4.8%에 다가갔다.
유로,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장 중 109.96까지 오르며 110선을 눈앞에 뒀다. 달러인덱스는 파운드화 가치가 추락하던 2022년 9월 11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은 이날도 코스피보다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시총 상위 종목들의 하락폭이 커 KRX TMI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단순히 비교할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 증시 현 주소를 더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KRX TMI의 하락폭이 더 컸던 이유는)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더 크게 내린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지수 산출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KRX TMI를 두고 불필요한 시장 변동성이 작아지고 코스닥이 재평가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실장은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유동 주식 수를 기준으로 지수를 산출한다는 점에서는 변동성을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KRX TMI의 가장 큰 특징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전체를 포괄하는 지수라는 점과 유동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라는 점이다. 코스피는 유가증권시장 보통주로 구성하고, 별도의 적격요건 없이 모든 종목을 포괄한다. 거래가 곤란한 비유동주식까지 포함한 단순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지수를 산출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KRX TMI를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펀드가 늘 경우 코스닥으로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 코스닥은 지난해 세계 꼴찌 수준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오를 때 코스닥은 반대로 내리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되는 모습도 자주 나타났다.
이차전지, 바이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시장을 주도했던 종목들의 업황 악화에 주가가 부진했고 중소형주가 많아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도 입지 못했다. 코스닥 상장사는 지난해 인공지능(AI) 사이클 훈풍도 타지 못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상장사가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주요 이유는 수급 확대를 통한 주가 부양"이라며 "KRX TMI로 이전 상장이 줄어든다면 코스닥 시장의 안정적인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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