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내에서 운영을 재개한 기업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 설립이나 휴업을 하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아직까지 비용과 투자에 대한 압박으로 기업들의 상황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13일 베트남 현지 매체 비뉴스에 따르면 베트남 통계총국이 2024년에 총 7만6000곳 이상의 기업이 시장에 재진입하면서 운영을 재개하는 기업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월 평균 6300곳 이상의 기업에 해당한다. 반면 신규 설립된 기업 수는 2023년 대비 1.4% 감소했으며, 10만여 개가 넘는 기업이 휴업을 결정하면서 비용과 투자에 대한 압박 등으로 상황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응웬티흐엉(Nguyen Thi Huong) 베트남 통계총국장은 운영을 재개하는 기업 수와 생산 규모 확대 등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높은 원자재 가격과 비용으로 인한 압박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특히 토지 임대와 국내 수요 감소가 큰 문제인 것으로 거론됐다.
이에 조사 기업의 42%는 어려운 시기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대출 금리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투입 비용 변동과 시장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는 식품 가공 및 목재 가공과 같은 산업의 경우 이러한 조치가 더욱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조사 기업 중 33.3%는 생산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을 안정화할 것을 제안했다. 하노이, 박닌, 호찌민시 등 주요 산업 중심지에서는 베트남 전국 평균보다 가격 안정화 지원을 원하는 기업의 비율이 더 높았다. 이는 기업이 원자재 수입 비용과 에너지 가격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조사 기업 중 25.2%는 행정 처리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절차가 단축되기를 원하는 등 절차 개혁을 희망했다. 자동차나 전기 장비 제조업과 같은 중공업에서는 이러한 개혁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베트남 통게총국 산하 건설공업통계국 피티흐엉응아(Phi Thi Huong Nga) 국장은 시장에 재진입하는 기업의 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여전히 운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소비자 행동이 변화하고, 전자상거래가 성장하면서 기존 사업을 시작할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하노이, 호찌민시를 포함한 베트남 홍강 삼각주와 동남부 지역 등 주요 경제 지역에서도 신규 사업체 수가 감소했다. 베트남의 수출과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가 긍정적인 결과를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이는 부분적으로 제조업계의 잠재적 위험을 반영한다는 평가이다.
한편 베트남 통계총국은 2024년에 23만3000개 이상의 사업체가 새로 등록되거나 운영을 재개했으며, 월평균 1만9452개의 사업체가 등록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비용 압박을 줄이고 생산량을 지원하며 행정 절차를 개혁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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