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지난 4일 다낭과 호찌민시 두 곳에 지역 및 국제금융센터를 건설하겠다는 베트남의 새로운 경제 개발 전략을 알렸다. 이는 베트남이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에 참여하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베트남 경제가 글로벌 가치 사슬 속에서 더욱 발전하도록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요한 계획이다.
국제금융센터 설립 가능성은
베트남은 국제 기준에 맞게 금융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국내 경제 개발 요구를 충족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금융센터 설립은 자본을 보다 효과적으로 동원하며 경제의 질을 향상시키고 교통 인프라부터 재생 에너지, 디지털 경제에 이르기까지 전략적 프로젝트의 대규모 자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는 베트남 국내 경제가 전면적으로 변화하고 동남아시아 내 주요 국가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아가 베트남은 국제금융센터를 통해 글로벌 금융 공급망의 중요한 고리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 싱가포르, 홍콩, 런던, 뉴욕 등 주요 금융시장과 긴밀히 연계되어 협력, 기술 교류, 고급 인적 자원 확보의 기회가 열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은 경제적 안정, 강력한 경제 성장, 과감한 개혁 정책 덕분에 국제금융센터를 설립할 수 있는 여러 유리한 조건이 있다. 베트남 통계총국에 따르면 베트남의 2024년 국내총생산(GDP)은 약 4700억 달러(약 687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1인당 GDP는 4600달러(약 673만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치는 베트남이 신뢰성 있는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더욱이 동남아시아 중심부라는 전략적 위치와 중국,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주요 경제권과 가까운 연결성은 많은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베트남의 또 다른 장점은 안정적인 정치 환경이다. 토니 블레어 글로벌 변화 연구소의 리치 맥클레런 베트남 지사장은 "정부의 제도 개혁 및 금융 생태계 구축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바로 호찌민시에 금융센터가 개발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핵심은 베트남의 경제 목표와 일치하면서도 글로벌 시장 추세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각 단계에 대한 현실적인 로드맵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호찌민시개발연구소장 쯔엉민후이부 박사는 호찌민시와 중국 금융 중심지인 상하이를 비교했을 때, 경제권과의 물류적 위치와 연결성이 유사하여 호찌민시가 가까운 미래에 동남아시아의 주요 금융 중심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제도 개혁 및 인재 양성 등 과제
그러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지역 및 국제 금융 중심지로 거듭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있다.
특히 현재의 법률 제도는 국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데 기업 지배 구조, 투자자 보호, 재무 정보 투명성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주베트남 독일기업협회 알렉산더 치헤 회장은 "해외 투자자들은 종종 복잡한 행정 절차와 긴 처리 시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베트남이 제도를 강력하게 개혁해야 하며, 특히 외국 자본 유치 및 투자자 권리 보호와 관련된 규정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주요 금융센터 중 하나인 두바이는 우대 세금 정책, 간소한 행정 절차, 쉬운 자본 이전 등을 특징으로 하는 금융 자유무역지구의 이점을 활용하여 성공했다. 또한 싱가포르는 투명하고 명확하면서도 정기적으로 법률을 업데이트하는 시스템을 유지하여 국제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베트남은 이러한 모델로부터 교훈을 얻어 더욱 효과적이고 경쟁력 있는 법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인적자원 또한 큰 약점이다. 베트남은 젊고 역동적인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급 금융 전문가가 부족하여 복잡한 금융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대니 킴 아-태 지역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이 국제 금융센터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전문 교육과 국제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글로벌 금융기관과 공동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데 있어 싱가포르로부터 배울 수 있고, 대학이 핀테크, 국제 금융 및 리스크 관리 등 분야에서 보다 전문화된 전공을 개설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베트남의 금융 및 기술 인프라는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지만 아직 완전히 통합되지는 않았다. 사이버 안보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은 여전히 제한적이어서 싱가포르, 홍콩과 같은 주요 금융센터와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과 디지털화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으면 글로벌 금융센터들이 첨단 기술 적용을 강화하는 가운데 베트남은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이 자산 관리 및 지속 가능한 투자와 같이 각 부문에 특화된 투자 인센티브를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베트남은 국제금융센터를 건설하겠다는 큰 포부를 밝혔다. 이는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적 조치일 뿐만 아니라, 베트남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더욱 깊이 통합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베트남 복합기업 아이맥스 팬퍼시픽 그룹(IPPG) 조나단 하인 응우옌 회장은 세계화의 맥락에서 재정 자원의 효율성을 촉진하고 개선하는 것이 베트남이 성장률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보장하는 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베트남이 국제금융센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국내외 금융기관 간 합의와 명확한 전략 및 일관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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