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분수령] 은행 건전성 규제 완화 고심…외화 LCR 기준 하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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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5-01-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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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완화 등 유동성 카드 만지작

  • "과도한 쏠림 발생 시 추가 조치 적기에 실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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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50~1470원대에서 고착되면서 환율에 민감한 은행권의 건전성 규제 완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도입 예정이던 스트레스완충자본 규제를 올 하반기로 미룬 데 이어, 경기대응완충자본과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완화를 추가 대책으로 검토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경우를 대비해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수준 완화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신용 팽창기에 은행에 추가자본을 0∼2.5%까지 적립토록 하고 신용 경색 시에는 자본적립 의무를 완화하는 유동성 대책이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을 완화하면 규제자본비율이 낮아지고 여유자본이 늘어나 금융사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당초 지난해 말 도입 예정이던 스트레스완충자본 규제를 올 하반기 이후로 연기했지만 고환율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대책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이다. 도입을 미룬 스트레스완충자본 규제 역시 현재와 같은 고환율 상황에서는 자본비율 관리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 연기에 이어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 수준이 합리적으로 개선되면 자본비율 등 건전성 관리와 대출, 배당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화 LCR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정부가 고심 중인 카드다. 외화 LCR은 앞으로 30일간 순외화 유출 대비 고유동성 외화자산의 보유 비율을 의미한다. 현재 외화 LCR 기준은 80%인데 이 비율을 낮추면 은행이 보유해야 하는 외화 자산을 보다 여유롭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현행 규제에서는 외화 순유출 예상액이 10억 달러라고 가정하면 8억 달러 이상은 미국 국채 등 바로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70%로만 낮아져도 1억 달러 이상 달러 확보에 대한 압박이 줄어들 수 있다.

이 외에도 금융권에서는 은행이 매입한 환매조건부채권(RP)을 유동성으로 인정해 주거나 상황에 따라 과거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규제 완화 카드가 추가로 나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외환당국이 외환 수급 안정화에 힘쓴다는 시그널을 주면 시장이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국은 아직까지 국내 은행들의 외환 관리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스트레스완충자본 규제 도입 연기 등 이미 발표된 조치가 금융안정에 충실히 활용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중은행의 외화 LCR은 최소 122.7%, 최대 160.7%로 기준치의 1.5~2배 수준이다. 총자본비율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을 3∼4%포인트 웃돈다. 

금융당국은 "지금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여러 건전성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시장에서 한 방향으로의 쏠림 현상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우 추가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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