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7.6원 내린 1463.2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5.8원 내린 146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461.5원으로 하락 폭을 확대했으나 이내 다시 반등했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경계감에도 미국 고용 서프라이즈 여파가 지속되면서 달러가 초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간밤 뉴욕 장에서 110선을 웃돌았으며 이날도 109.5를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가 110선을 넘긴 건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후로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500원을 넘길 수 있다고 관측한다. 관세·이민·감세 등 트럼프표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직전 원·달러 환율의 시작점이 어디에 위치하는지에 따라 환율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만일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1500원대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를 넘어 올해 9월까지 환율이 1500원대를 넘보며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IB 5곳(BNP파리바·JP모건·노무라·스탠다드차타드·웰스파고·씨티)의 올해 1분기 환율 전망치 중간값은 1435원이다. 비상계엄 선포 이전 전망치 중간값(1315원)보다 120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IB의 올해 2분기 환율 전망치 중간값은 1440원, 3분기는 1445원으로 더 높아진다. 특히 노무라는 2분기 말까지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은 뒤 3분기에도 비슷한 추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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