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경제 기초체력을 강화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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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입력 2025-01-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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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최근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추후 1%대로 하락할 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전부터 2% 성장하기도 힘든 상태였다. 경제는 이미 6~7년 전부터 장기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었다. 다만 팬데믹이 잠시 눈을 가렸고, 이후에는 다시 그 이전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 향후 대한민국의 경제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먼저 금융시장을 봐야 한다.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재선된 이후로 환율은 급격하게 상승하다가 지난해 12월 3일 계엄사태 이전에 달러당 1400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미국은 강달러를 선호하고, 미국의 경제성장률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정치적 이슈가 내년 중반에 사라진다고 해도 당분간 환율은 크게 낮아지지 못할 것이다.

주식시장도 미국 등 선진국은 주가가 역사상 최고점을 찍고 있다. 다만 전쟁을 하고 있는 러시아를 제외하면 한국의 주가 상승률은 주요국 중 가장 낮다. 정치적 이슈로 인한 대외신인도 하락, 외국 자본 이탈, 국내 투자자들의 외국 선호, 기업 실적 저조, 기업이 주주를 보호하지 않는 이유 등이 원인이었다. 채권시장에서는 단기채권 금리와 장기채권 금리에 역전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중기적인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와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한다. 경제를 결정하는 요소는 노동, 자본, 기술이다. 생산가능인구는 감소하고 있고 자본 증가율도 정체 상태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기술 개발이다. 그러나 한국은 기술 개발에 필요한 인력들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해외에 있는 연구자들도 국내로 들어오기를 꺼린다. 학위 대비 낮은 임금과 매우 높은 주택가격 때문이다. 16년간 대학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사립대학 교수 연봉도 동결된 상태다. 이로 인해 한국은 해외 대기업 등에 취직한 학생들이 초임 대학교수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게 된다. 동결된 연봉을 달러로 환산했을 때 100만 달러 넘는 주택 구입은 하늘의 별 따기다.

기술 인력이 해외에서 돌아오지 않고, 다시 해외로 나가는 이유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나 등록금 자율화 등 제도 변화를 통해 기술 인력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기술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추경 등이 논의되면 대부분은 이 돈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추경의 70% 이상은 기술 개발과 관련된 분야에 쓸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산업 구조조정을 살펴야 한다. 산업 구조조정은 누군가를 해고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 산업은 계속 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살피고, 제조업이나 기타 산업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부분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다. 실제 1980년대 플라자 합의 이후로 미국은 산업 구조조정을 했고, 이에 대한 결과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2010년대 새로운 성장을 가져왔다. 반면 일본은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으로 돈만 쏟아부으면서 아직 잃어버린 40년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성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장기적으로는 교육을 돌봐야 한다. 한 해에 20만명가량이 이 땅에 태어난다. 현 출산율 추이라면 국민연금이 고갈될 때는 한 해에 태어나는 출생아 수가 10만명도 안 될 가능성이 있다. 인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있는 인구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계속 감소하는 40대 이하 취업자에 대해 정부는 산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는 인적 자본 중심의 저력을 갖고 있다. 저성장 기조에서 그 인적 자본들이 기술 개발을 하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기초체력을 쌓을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과 지원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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