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사상 초유 현직 대통령 체포에 美·日·中 등 주요국과 외신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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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배인선·최지희
입력 2025-01-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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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한국 국민 지지 확고" 日 "한일 관계 중요성 변하지 않아"

  • 외신들, 韓 현직 대통령 체포 톱기사 보도

  • 한국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도 지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수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체포된 가운데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과 외신들 역시 높은 관심을 갖고 이를 지켜봤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은 한국 국민에 대한 지지 입장을 확고히 한다"며 "우리는 법치주의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대한민국과 그 국민이 헌법에 따라 행동하기 위해 취한 모든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계속해서 최 권한대행 및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강력함에 대한 신뢰와 대한민국 방어에 대한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 체포에 따른 한일 관계 질문에 “특별하고 중대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타국(한국) 내정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삼가겠다”고 전제한 후 “한국은 우리(일본)에게 있어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 파트너로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현재 전략 환경 아래에서 한·일 관계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체포에 관한 중국측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타국 내정에 논평하지 않겠다고 답하며 "중한은 서로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로, 중국은 한국과 함께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 발전을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외신 톱기사 보도

전 세계 주요 외신들도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를 홈페이지 톱기사로 싣고 집중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은 "윤 대통령은 지난달 그의 충격적인 계엄령 선포로 시작된 수주간의 정치적 사태 끝에 체포됐다"고 전했고, 프랑스 AFP통신은 '떠오르는 스타에서 역사적 체포까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스타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이 불과 수년 새 대통령에까지 올랐으나 잇따른 스캔들과 비상계엄 사태 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체포되는 불운을 맞게 됐다고 그의 정치 인생을 조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맡기도 했던 윤 대통령의 이력을 소개하며 "윤 대통령은 자신의 검사 경험을 활용해 자신에 대한 수사를 차단 혹은 지연시켜 왔다"고 지적했고, 영국 가디언지는 윤 대통령에 대해 "그는 군인을 동원해 국회를 습격하게 함으로써 한국을 수십년 만에 최악의 정치적 위기로 몰아넣었으며, 활발한 동아시아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을 잠시 군사 독재의 어두운 시절로 되돌려놓았다"고 비판했다.

아시아권 매체들도 윤 대통령 체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한국과 관계가 상당히 개선된 일본의 경우, 공영방송 NHK가 이날 오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관련 사실을 긴급 보도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NHK는 "현직 대통령 체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현직 대통령의 체포는 헌정 사상 처음”이라 전하며 “한국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체포 영장의 집행을 위해 서울과 수도권 수사관 1000여 명을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또 “역대 대통령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다”고 소개했다.

중국중앙TV(CCTV)와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도 이날 새벽부터 서울에 파견된 기자를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상황을 실시간 중계했다. 특히 "한국 현직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이 집행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임을 강조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조와 경찰이 서울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에 도착해 대치하는 상황부터 관저 진입, 주변 시위, 영장 집행 후 이송 과정 등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특히 윤 대통령의 신병 확보 여부를 넘어 현재 진행 중인 탄핵심판 상황, 변론기일 일정 등을 상세히 다뤘다.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전망

아울러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체포로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윤 대통령이 내린 짧은 시간 동안의 계엄령 여파가 커지게 됐다"며 "현재 정치적 혼란은 (한국에) 정치 공백을 남겼다"고 진단했고, 영국 BBC는 "윤 대통령의 최근 탄핵과 체포 이후 오랜 기간 보수와 진보 간 극명한 대립으로 점철된 한국 정치가 더욱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고 평가했다.

샹하오위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윤 대통령이 모든 혐의를 부인할 것이므로, 그에 대한 사법조사가 상당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체포로 한국내 여러 정치 세력간 갈등이 더 심화할 것이고, 이는 잠재적으로 한국 정치구도에  새로운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샹 연구원은 "앞으로 야당은 윤 대통령의 탄핵 재판과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 스캔들과 같은 이슈를 놓고 집권 여당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갈등은 국민 사이에 분열감을 불러일으켜 보수와 진보 지지자 사이의 갈등을 더욱 키울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 및 엘렌 김 한국 석좌 선임연구원은 정치적 위기가 길어지면 더 큰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며, 현재는 정치적 및 경제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정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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