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드라마 속 게임들은 정말 우리나라 전통 놀이일까.
공기놀이, 조선시대 문헌에 등장…지방마다 이름 달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의 '한국민속대관'에 따르면 오늘날 '공기놀이'라는 명칭이 일반화됐으나 지방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경북에서는 '짜게받기', 경남에서는 '살구', 전남에서는 '닷짝걸이', 평안도에서는 '조아질' 또는 '자갈집기'라고 했다.
해안 지방에서는 검정 차돌을 공깃돌로 사용했고, 내륙지방에서는 적당한 돌이나 깨진 기왓장 같은 것을 둥글게 만들어 공기놀이에 썼다고 한다.
특히 공기놀이는 오징어게임2로 인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고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유명인들이 '공기놀이' 챌린지에 동참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영국 주간지 라디오타임스는 최근 공기놀이를 소개하는 기사에서 "서구권 시청자에겐 '오징어게임2'에 등장한 게임 중 가장 혼란스러울 수 있는 규칙을 갖고 있다"면서도 "이 놀이의 장점은 접근성이다. 돌·자갈·주사위·구슬 등 작고 둥근 물건을 이용해 게임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팽이치기, 당나라 때 성행한 놀이서 유래
겨울철 얼음판 위에서 하는 대표적인 민속놀이인 팽이치기는 중국 당나라 시대에 성향하다 한국과 일본에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역사서인 '일본서기'에 신라에서 팽이가 유입됐다는 기록이 있어 신라 성덕왕 때에 이미 팽이치기가 행해졌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팽이를 '고마'라고 한다.
조선 숙종 때 편찬된 문헌에 팽이를 핑이로 기록하고 있다. 핑이는 팽이가 빙빙 돈다 또는 핑핑 돈다는 뜻에서 파생된 말로 볼 수 있다.
민속 팽이의 종류는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뉜다. 원추형으로 아랫부분을 점차 뾰족하게 만든 말팽이가 가장 보편적인 팽이다. 이 밖에도 위아래 양쪽을 깎아서 양쪽 모두 돌릴 수 있도록 만든 장구팽이, 상수리나무 열매로 만든 상수리 팽이가 있다. 팽이는 주로 박달나무, 향나무, 팽나무와 같이 무겁고 단단한 나무를 깎아 만든다.
비석치기 기원은 분명치 않아
손바닥만한 납작한 돌을 땅에 세워, 다른 돌을 던져 쓰러뜨리는 놀이인 비석치기는 '비사치기'가 표준어이다. 비석치기는 비석까기, 돌치기, 말맞추기, 오캐맞추기, 목자치기 등 지역별로 명칭이 다양하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놀이로 추정되지만 기원은 분명치 않은 비석치기는 탐관오리의 공을 기리는 송덕비를 돌이나 발로 차는 데서 시작됐다는 설이 있다. 이때 비석은 '돌로 만든 비'라는 의미의 '비석'(碑石)이다. 하지만 돌을 날려서 치는 놀이라는 뜻의 '비석'(飛石)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한국민속예술사전'의 견해다.
오징어게임2에서는 돌을 손으로 던져 일정한 거리에 세워진 돌을 맞추는 것으로 비석치기를 그리고 있지만 실제 놀이에서 돌을 쓰러뜨리는 방식은 다양하다.
배 위에 얹고 가서 맞추기, 겨드랑이에 비석을 끼우고 이동해서 맞추기, 어깨 위에 비석을 올리고 가서 맞추기, 발로 차서 맞추기, 발등에 얹고 가서 맞추기, 가랑이에 끼고 가서 맞추기, 어깨와 목 사이에 비석을 끼우고 가서 맞추기 등이 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에 따르면 비석치기는 "과학적 운동 원리가 담겨 있다. 손끝이나 발끝에서 무릎, 가슴, 어깨, 머리로 비석을 옮겨가는 과정에서 신체의 상하좌우 균형이 치밀하게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난도에 따라 익살스러운 동작이 적절히 안배됐기 때문에 유쾌하게 놀이에 빠져들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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