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모처럼 글로벌증시가 급반등한 가운데 앞으로는 트럼프 2기의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의 주요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2.5% 가량 급등한 것을 비롯해 주요 지수들이 모두 1~2% 대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에 작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11월 6일 이후 최대 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증시와 16일 아시아증시도 대거 상승하며 글로벌증시에 훈풍이 날아들었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가자전쟁 휴전 협상 타결 및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금융주들의 실적 호조 등 각종 호재가 겹친데 따른 것이다. 특히 15일 발표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대로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식료품 및 에너지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하며 전월(3.3% 상승) 대비 둔화됐다. 이에 지난 주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 호조 이후 부각된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완화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따라서 최근 부각된 연준의 통화 정책 우려도 줄어든 모습이다. 골드만삭스 에셋매니지먼트의 티나 아다티아 채권 고객 포트폴리오 관리 책임자는 "최근 경제지표들이 뜨거울 정도로 높게 나온 이후 예상보다 낮았던 이날 근원 CPI 결과는 인플레이션 재가속화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날 결과만으로 1월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에는 충분치 않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기대를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평했다.
아울러 지난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가자전쟁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압박 속에 15개월 만에 휴전 협상이 타결된 것 역시 시장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은 그동안 헤즈볼라, 이란, 후티 반군 등 중동 전역의 반이스라엘 세력들까지 무력 충돌 속으로 끌어들이며 중동 전체 리스크를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 이 와중에 중동 정세 불안의 도화선이 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휴전이 타결되며 일단 우려 심리도 잦아들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독립 리서치 기관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이날 CPI에 이어 가자지구에서 이 (휴전)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쉴 하나 이상의 이유를 갖게 됐다"며 "이제 남은 시장의 문제는 허리케인이라기보다는 미풍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시장의 주요 불확실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 여부와 트럼프 2기의 정책 불확실성 등이 꼽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트럼프는 고관세, 감세, 불법 이민자 추방 및 중국 견제 등을 중점 정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만일 이러한 정책들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되는 동시에 전 세계적인 무역 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행사에서 향후 정부 정책 변화 가능성으로 인해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은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서비스업체 스라이벤트의 데이비드 로열 최고재무 및 투자책임자 역시 식료품 가격의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며, 고관세 속에 이러한 식료품 가격 상승 추세가 계속되면 소비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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