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해외건설 60년, K-건설 도전정신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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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5-0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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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진현대건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진=현대건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가 누적 1조 달러를 돌파했다.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의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를 수주하며 해외 시장의 포문을 연 지 60년 만에 이룬 쾌거다. 

수출·수주 분야에서 1조 달러를 돌파한 산업은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건설이 세 번째다.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1800여 개 기업들이 160여 개국에서 1만6500건의 공사를 수주한 결과다. 이 가운데는 역대 최대 수주액을 자랑하는 UAE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높이 828m의 세계 최고층 빌딩, 세계 최장 현수교 등 난도 높은 메가 프로젝트와 글로벌 랜드마크들이 즐비하다. 지난해 미국 건설 전문지 ENR에 따르면 우리 해외건설은 매출액 341.7억 달러를 기록해 중국·프랑스·스페인·미국에 이은 세계 5위를 차지했다. 달라진 K-건설의 위상을 체감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건설인의 한 사람으로서 해외건설 60년의 성취가 뿌듯한 이유는 또 있다. 1960년대 초 전후 복구공사로 실적을 쌓기 시작하던 국내 건설사들에게 해외시장은 상상하기 힘든 미지의 영역이었다. 국내 주요 프로젝트마저 해외 선진사들이 독식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랬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정주영 선대회장은 과감한 결단과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판단에 따라 16개국 29개 업체들과 경쟁 속에 태국의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는 이변을 만들었다. 다른 산업들이 내수시장에서 탄탄한 검증을 거친 후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혁신적인 발상과 과감한 도전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였다.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지만 건설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려와 불안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우리 건설인들은 전후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냈으며, 황량한 불모지에 꿈과 비전을 세우기 위해 끊임없이 불확실성과 싸워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디지털 전환, 기후 위기 등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지만 ‘환갑’을 맞이한 우리 해외건설이 더욱 노련해진 기술력과 포용력으로 위기를 다시 한번 기회로 변모시킬 것이란 믿음이 지속되는 이유다.

대한민국 건설의 새로운 챕터는 이미 시작됐다. 산유국과 개도국 중심의 시장을 벗어나 미국과 유럽 등 안정적 선진시장에서의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전력 수요 증가와 저탄소 정책에 따른 에너지 사업도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원자력의 경우, 신규 대형원전은 물론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SMR(소형모듈원전)까지 속도를 내며 K-건설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IT와 모빌리티 기술, 도시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시티나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한 투자개발사업 등 전략사업을 활성화하고, 스마트 건설기술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건설산업의 오랜 리스크인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여간다면 건설 강국으로의 도약은 더 이상 멀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문호 루쉰은 ‘희망이란 땅 위의 길과 같다’고 했다. 땅에는 본래 길이 없다. 하지만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그곳이 곧 길이 된다. 숱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온 K-건설이 불굴의 도전정신과 무한한 상상력, 강인한 실천력으로 미래 희망의 길을 다시 한번 개척하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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