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체포된 상황을 언급하다 눈시울을 붉혔다. 권 원내대표는 "당의 미래를 위해 계엄 특검법을 논의해야 한다"며 "오늘이 바로 독이 든 잔을 마시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참담하다. 어제 체포당한 윤석열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특검법을 발의해서 수사하겠다는 것이 정치 이전에 한 인간으로 해선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발언한 뒤 약 10초간 숨을 고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의원들의 마음을 안다. 얼마나 괴롭고 답답하고, 화가 치밀어 오르나. 저 역시 마찬가지 심정"이라며 "개인적으로 윤 대통령은 저의 오랜 친구다. 대선 당시 제 선거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젯밤에는 너무나 괴롭고 내가 좀 더 잘할 걸 자책하면서 정치가 무언지 깊은 회의를 느끼면서 제대로 잠을 못 잤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의 미래를 생각하고 미래를 위한 길을 찾아야만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내란·외환 특검법이 이번주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제가 설명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공수처를 향해서도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 대표는 '부패 범죄의 수괴'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사람"이라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에 협조하라고 끊임없이 압박하더니, 막상 체포 소식을 듣고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평가했다"고 꼬집었다.
또 "정말 인면수심이고 소름 끼치게 뻔뻔한 사람"이라며 "이런 정치인이 대한민국을 이끌면 장차 이 나라가 어떤 나락에 떨어질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우려했다.
공수처를 향해선 "오로지 대통령 망신주기에 혈안이 된 자들이라고 정의할 수밖에 없다"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화살을 겨눴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비공개 비상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내란·외환 특검법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계엄 특검법 발의 여부 등을 논의한다. 민주당은 이날 여당이 자체 특검법을 발의하지 않을 경우 자당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