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만원권 한 장에 메뉴는 10가지...고물가에 함바집은 문전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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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5-01-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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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소재 한 한식뷔페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소재 한 한식뷔페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문정법조단지 인근에 있는 한 한식 뷔페. 본격적인 점심시간인 낮 12시를 앞두고 매장 안에는 식사를 하러 온 직장인들로 약 10m 길이의 긴 인간띠가 형성됐다.

이 곳 한 끼 가격은 1인 무한리필에 9500원. 1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식당 앞에 걸린 A4용지 크기 '오늘의 메뉴'란에는 △묵은지 매운갈비찜 △순살 깐풍기치킨 △양념 꽃게 무침 등 10가지 반찬명이 빈틈없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여기에 생맥주 무료 무한리필은 덤이다.

근처의 돼지국밥 전문점의 국밥 한 그릇 가격은 1만2000원. 여기에 맥주 한 잔(5000원)을 곁들이면 1만7000원까지 껑충 뛴다. 한식 뷔페보다 무려 7500원을 더 내야 한다. 이를 한 달 기준으로 계산하면 가격 차는 15만원까지 벌어진다.

식당 인근 회사에서 근무하는 김모씨는 "점심을 먹고 동료들과 커피까지 마시면 메뉴에 따라 점심에만 2만원 가량을 지출한다"며 "한식뷔페에서는 9500원에 식사는 물론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어 자주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외식 물가 상승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15일 서울 중구 명동 음식점 앞 메뉴판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1∼11월 소비자 선호 8개 외식 메뉴의 서울 기준 평균 가격 상승률은 40였다 
    메뉴별로 보면 김밥이 올해 1월 3천323원에서 지난달 3천500원으로 53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짜장면은 7천69원에서 7천423원으로 비빔밥은 1만654원에서 1만1천192원으로 50 각각 올랐다 20241215
    kaneynacokr2024-12-15 14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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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 음식점 앞 메뉴판 [사진=연합뉴스]
고물가로 외식 비용 부담마저 커져 지갑이 얇아진 직장인들이 한식 뷔페로 몰리는 모양새다. 1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지난해 1월 1만6846원이었으나 11월에는 2.5% 오른 1만7269원이 됐다. 비빔밥 역시 같은 기간 1만654원에서 약 5% 뛰어 1만1192원이 됐다. 1만원 한 장으로 비빔밥 한 그릇 사 먹기 힘든 셈이다.

점심 한 끼 가격이 오르다 보니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포기하는 직장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직장인 점심식사 및 구내식당 관련 인식조사’를 보면 10명 중 4명 이상(45.8%)은 "점심을 제대로 챙겨 먹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 같다"고 답했다. 1만원 한 장으로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한식뷔페로 직장인들의 발길이 몰리는 이유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그간 한식뷔페는 건설현장 식당인 함바집 이미지가 있었으나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음식을 양껏 먹을 수 있다 보니 젊은이들 수요를 충족시키는 식당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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