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도시들이 미국 인기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모셔오려고 노력하고 있다. '걸어다니는 기업'이란 소리를 듣는 스위프트 콘서트 개최에 따른 경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미국 대중문화 간판인 스위프트를 중국이 받아들이면 미·중간 교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장치 상하이시 문화여유국 부국장은 지난 14일 열린 상하이시 지방 양회(兩會, 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현장에서 "스위프트 공연팀이 상하이에 와서 사전 소통을 한 적이 있다"며 "(콘서트가) 최종적으로 성사될지 여부는 시장성과 도시 매력도에 달려있겠지만, 우리는 올해 희망이 있을 것이라 낙관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날 정협 회의가 열린 현장에서 "상하이에서 스위프트 공연을 열 수 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상하이가 스위프트 콘서트 개최에 힘쓰는 이유는 무엇보다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 경제학)'라 불리는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티켓 파워로 그의 공연이 열리는 도시마다 팬덤을 일으키며 식당 호텔 등의 매출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 열린 미국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콘서트는 약 3억7300만 위안의 관광 수입을 창출했다. 하이커우시 관광국에 따르면 당시 호텔 예약률도 83% 이상으로 치솟았다.
상하이시는 경기 불황으로 소비 침체가 심각해지자 콘서트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를 살리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상하이시 소매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전국 소매판매액이 3% 증가했다.
중국 관변 논객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스위프트 콘서트 개최는 중국 문화·관광 시장의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소비를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그는 "상하이 콘서트 개최 매출은 지난해 싱가포르 콘서트를 뛰어넘어 스위프트의 역대 아시아 투어 신기록을 갱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상하이시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가 스위프트 콘서트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기사가 외신에 보도된 바 있다.
일각에선 스위프트가 미·중 갈등의 해법 카드가 될 수 있다고도 본다. 지난달 뉴욕타임스 칼럼리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기고문에서 중국이 미국 제품과 대중문화를 더 수입해야 무역 충돌을 막을 수 있다며 중국이 '미국 대중문화 간판' 테일러 스위프트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사실 스위프트는 이미 10년 전인 2014년, 2015년 상하이에서 콘서트를 개최한 적이 있으며, 2019년 항저우 소재 알리바바의 쇼핑행사인 11월11일 광군제(싱글데이) 갈라행사에 출연하기도 하는 등 중국과 인연도 깊다.
하지만 스위프트는 2023년부터 시작한 월드 투어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의 일환으로 싱가포르 등 일부 아시아 국가를 찾았지만, 홍콩과 중국 본토 등은 투어 대상국에서 제외돼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스위프트는 중국내 팬층도 두텁다. 지난해 초 중국 전역 약 7000개 스크린에서는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 콘서트 영화가 상영돼 인기몰이 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스위프트는 ‘메이메이(霉霉)'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매번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2위만 차지한다고 해서 운이 없다는 뜻의 '다오메이(倒霉)'에서 따온 것이다. 중국어로 아름답다는 뜻의 메이(美)와도 발음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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