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빈그룹의 리조트 브랜드 빈펄과 여러 베트남 대기업들의 기업 공개(IPO)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베트남 주식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6일 베트남 현지 매체 베트남넷에 따르면 베트남 주식시장이 대기업들의 IPO 계획으로 인해 큰 기회에 직면해 있다. 가장 기대되는 거래 중 하나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의 자회사 빈펄(Vinpearl)의 IPO다. 베트남 주식 시장이 국내외 자본 흐름을 유치하기 위해 더 많은 우량주를 필요로 한다는 맥락에서 이는 중요한 조치다.
베트남 대표 리조트 관광 브랜드인 빈펄은 2025년 1분기에 IPO를 통해 5조동(약 2900억원) 이상을 모금할 것으로 예상된다. 빈펄은 1주당 7만1350동의 가격으로 7000만주 이상을 공모하여 자본금을 177억동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조달된 자금은 빈그룹의 전략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대출 상환과 운영 자금을 보충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빈펄은 총 자산이 약 67조7000억동(약 3조9000억원)에 달하고 소유 자본이 31조5000억동(약 1조8000억원)이 넘는 베트남 관광 산업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다.
이번 IPO는 빈그룹과 합병된 지 10년만에 빈펄이 주식 시장에 복귀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팜녓브엉 빈그룹 회장은 2007년 베트남 냐짱(나트랑)에 빈펄 리조트를 개장하면서 베트남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하노이에 빈컴 시티타워를 개장하면서 빈펄과 빈컴을 합쳐 빈그룹을 만들었다.
빈펄은 2008년에 호찌민시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었다. 베트남 전역에 수십 개의 리조트, 놀이공원, 골프장이 있는 빈펄은 이번 신규 공모를 통해 베트남 주식 시장의 매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빈펄뿐만 아니라, 쯔엉하이자동차(THACO), 모바일월드(Mobile World) 슈퍼마켓 체인 바익호아사인(Bach Hoa XANH), FPT그룹의 롱쩌우약국(Long Chau Pharmacy) 등 다른 많은 대기업들이 IPO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 드래곤캐피탈(Dragon Capital)의 예측에 따르면, 베트남 주식 시장은 2027~2028년에 수천억 달러 규모의 IPO 붐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풍부하게 하고 시장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현재 런던 증권거래소가 소유한 세계 3대 지수 제공업체 중 하나인 FTSE 러셀에 의해 신흥시장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필요한 9가지 기준 중 7개를 충족했다. 남아있는 주요 장벽 중 하나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사전 자금 조달 요건이다. 업그레이드되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외국 자본이 베트남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빈그룹, 빈홈(Vinhomes), 비엣콤뱅크(Vietcombank), 호아팟(Hoa Phat) 등 주요 주식과 상장을 준비 중인 베트남 대기업들의 신규 주식을 중심을 이룰 전망이다.
드래곤캐피탈은 또한 베트남 경제가 올해에도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상장기업 매출은 2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시장에 긍정적인 전망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베트남 주식 시장의 돌파구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을 더욱 강화해준다.
앞서 베트남 주식 시장은 2006~2007년 기간에 FPT그룹, 빈그룹, PV드릴링, 세콤뱅크(Sacombank)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상장하면서 IPO 붐을 경험했으며, 이를 통해 VN 지수가 처음으로 ‘1200포인트’ 이정표에 도달하기도 했다. 따라서 새로운 IPO 물결은 베트남이 글로벌 가치 사슬에 점점 더 깊이 통합되는 상황에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시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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