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변호인단, 구속영장 발부 반발..."법치 죽고 법양심 사라져"

변호인단 '시일야방성대곡' 입장문..."무슨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종료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측 윤갑근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을 일으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했다. 

19일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법치가 죽고, 법 양심이 사라졌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구속영장 발부에 유감을 표했다.

시일야방성대곡은 '이 날에 목 놓아 통곡한다'는 의미로, 지난 1905년 11월 황성신문 사장이자 독립운동가인 장지연이 을사늑약을 규탄하며 쓴 논설의 제목이다. 

우선 변호인단은 법원이 '증거 인멸 염려'를 구속영장 발부 사유로 제시한 것을 반발했다. 이들은 "애당초 생방송으로 중계된 단 6시간의 계엄에서 더 나올 증거가 무엇이 있겠는가"라며 "공수처는 영장을 청구하며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타당한) 이유로 다수 증거물이 확보됐다'고 스스로 밝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로 그 누구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사건 핵심 관계자 10여명은 이미 구속 기소된 상황"이라며 "도대체 무슨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을 난입한 것을 두고는 "심야에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불행한 폭력 사태까지 벌어지고 말았다"며 "이 참담한 현실 앞에 목 놓아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시민을 자극하고 공격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며 "시민 여러분께서도 분노를 억누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주장을 펼쳐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19일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을 듣고 오전 3시 30분께 서부지법에 난입해 경찰과 법원 직원을 폭행하고 유리창과 사무실 집기를 파손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경찰은 건조물 침입과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46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마지막으로 변호인단은 "더 이상의 불행한 사태를 막을 책임은 오롯이 공수처와 사법부에 있다"며 "공수처와 사법부에 최후의 양심이 있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