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대중국 규제 강화, 보편 관세 정책을 통한 무역 격차 해소 등이 정책 어젠다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 강세로 인한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은 글로벌 유동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인프라, 에너지 관련 업종이 트럼프 정책의 주요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코스피200중공업 지수는 연초부터 지난 17일까지 13.12%, 코스피200 에너지화학은 10.94% 등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김성노 BNK리서치센터 매크로 전략가는 "미·중 무역 갈등은 글로벌 증시에 단기적인 불확실성을 더하지만 미국의 강한 경제지표는 증시 강세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 제재를 강화할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와 인프라 부문에서도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에너지 정책 변화로 한전KPS와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소비재 기업은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이 밖에 음식료, 담배 등 매출 상승이 기대됐던 업종 대부분이 트럼프 취임 효과로 춘제 매출 상승 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코스피200 생활소비재와 음식료·담배는 각각 1.45%, -2.39%로 저조했다.
중국은 2024년 GDP 성장률 목표치 5%를 간신히 달성하며 경기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준율을 인하하고 1조 위안 이상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내수 침체로 인해 회복세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환 하나증권 중국전략 담당은 "중국의 내수 부양책은 일부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연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재와 에너지 업종은 각각 중국 내수와 미국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 전략에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권했다. 안정적인 배당주와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정책 수혜주와 한국 내수 기반 기업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5년은 단기적인 방어 전략과 장기적인 성장 섹터 발굴이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자금 흐름과 정책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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