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오피스의 성공을 위한 M&A전문가의 역할
21세기에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서 세계는 엄청난 규모의 재산을 가진 슈퍼리치들의 숫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슈퍼리치들이 투자금융분야에 참가하게 되면서 슈퍼리치들의 재산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 업무가 각광을 받고 있다. 패밀리오피스는 많은 재산을 축적한 부자 가문에서 현재의 재산을 보존하고 다음 세대로의 성공적인 승계를 위해 가문의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를 말한다.
전 세계에는 수천 개에서 수만 개에 이르는 패밀리오피스가 운영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가족 기업 및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숫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패밀리오피스가 가장 많이 운영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 아시아, 중동의 가족 기업이나 부유한 가족들이 활발하게 설립하여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뉴욕을 중심으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부자 가문에 대한 재산관리업무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인 부자 가문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패밀리오피스의 규모를 살펴보면, ①세계에서 가장 큰 유통체인 월마트(Walmart)의 월튼 가문이 운영하고 있는 월튼 엔터프라이즈(Walton Enterprises)의 자산운영규모는 2,245억 달러로 전세계에서 가장 큰 패밀리오피스이다. ②세계의 소프트웨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 가문에서 운영하고 있는 캐스케이드 인베스트(Cascade Investment)의 운영자산 규모는 1,700억 달러의 규모이며, 여러 개의 부자 가문의 재산도 함께 관리하는 멀티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③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유통체인인 아마존(Amazon)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 가문에서 운영하고 있는 베조스 엑스페디션즈(Bezos Expeditions)의 운영자산 규모는 1,078억 달러의 규모로 베조스 가문의 재산만 관리하는 싱글 패밀리오피스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④가구분야의 거대다국적기업 이케아 그룹(IKEA Group)을 소유하고 있는 이케아 재단(IKEA Foundation)에서 운영하고 있는 SIF(Stichting Ingka Foundation)의 자산운영 규모는 630억 달러 정도로 부동산, 에너지, 산림 등의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⑤일본의 전통 재벌 가문이면서 미쓰비씨 그룹(Mitsubishi Group)을 소유하고 있는 미쓰비씨 가문은 Mitsubishi UFJ Financial Group, Inc.를 통해 가문의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UAE에는 Dubai Holding LLC($350억), Abu Dhabi Capital Group($200억), AI Qasimi Family Office($150억) 등을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영국에는 Grosvenor Estate($673억), BNF Capital($200억), Alta Advisers Limited($200억) 등을 운영하고 있고, 캐나다에는 Woodbridge Investment Corporation($540억), Wittington Investments Ltd($210억) 등이며, 독일에서는 Harald Quandt Family Office($170억), Spudy Family Office($127억) 등이며, 패밀리오피스가 오래 전부터 발달하여 있는 스위스는 Bouchard Et Cie($100억), ATAG Family Office($80억) 등으로 전세계 패밀리오피스들이 운용하고 있는 총 자산(AUM)의 규모는 약 3조 1,00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며, 2030년까지 패밀리오피스의 총 운용자산 규모는 73% 증가하여 5조 4,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경제선진국으로 성장하면서 초고액자산가(HNW)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고액자산가들의 재산을 관리하는 프라이빗 뱅킹 및 패밀리오피스 시장이 급성장을 하고 있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에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모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중구난방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러한 상황이 패밀리오피스 분야의 신뢰를 떨어트리지 않을까 우려되는 바도 크다. 우리나라의 패밀리오피스 업무에는 은행, 증권회사,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등을 비롯하여 법무법인, 회계법인, 세무법인, 컨설팅 법인 등 다양한 업종에서 뛰어들고 있지만 가장 먼저 패밀리오피스에 주목한 곳은 삼성증권이다. 2010년에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증권은 초고액자산가 전담 부서인 SNI(Success & Investment)를 중심으로 100개 부자가문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운용하고 있는 총자산 규모는 10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패밀리오피스 업무를 시작할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어떤 분야를 핵심사업으로 정하느냐에 달려있다. 슈퍼 리치(Super-Rich)들의 재산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관리목적이 ① 투자 및 재산증식이 목적인 경우, ② 상속 및 증여가 목적인 경우, ③ 재산의 증식보다는 안정적 관리가 목적인 경우, ④ 재산을 활용하여 사회적 공헌이 목적인 경우, ⑤ 세금에 대한 절세가 목적인 경우, ⑥ 가족간의 화합이 목적인 경우, ⑦ 부동산 투자 및 관리가 목적인 경우 ⑧ 재산관리에 대한 자녀교육이 목적인 경우, ⑨ 사회적 신분 상승이 목적인 경우, ⑩ 글로벌 네트워크의 설립 및 운영이 목적인 경우 등 패밀리 오피스에 대한 이용 목적은 매우 다양하다. 때문에 목적에 맞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부자 가문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파악하고, 패밀리오피스에 참여하는 인력의 재능을 잘 분석하여 패밀리오피스의 인력을 구성해야 한다. 능력이 뛰어난 업무를 중심으로 시작하고, 여건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전문가들과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패밀리오피스는 전문적인 분야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혼자서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 때문에 패밀리오피스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전문가 팀을 확보해야 되고, 외부적으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준급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전세계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 가문이 탄생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투자 분야로 M&A가 차지했다. 21세기에 탄생한 신흥부자들의 30% 정도는 창업-IPO-M&A로 이어지는 투자 흐름을 적절하게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투자은행,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등을 이용하는 슈퍼리치들이 가장 원하는 서비스 분야도 M&A를 중심으로 한 투자금융업무로 조사되었다.
M&A는 기업경영권과 투자금융업무의 종합예술이다. 혼자서 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여 종합적으로 예술을 만들어내는 업무란 뜻이다. 특히, 예술가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조해서 예술적 차원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것이 M&A전문가의 역할이다. 패밀리오피스에서 M&A 전문가는 고액자산가 가문의 자산 관리와 기업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주요 업무와 역할은 첫째로, 부자 가문의 기업 M&A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을 주도하고, 산업별, 기업별 M&A가능성을 조사 및 분석하여 효율적인 추진 전략을 제한다. 둘째로, M&A대상기업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고, 실사(Due Diligence)를 진행한다. 셋째로, M&A에 관련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거래조건을 절충하고 조정하는 협상 과정을 주도한다. 넷째로, M&A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여 최고의 효율을 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고객과 협의하여 직접 M&A에 참여하기도 한다. 다섯째, 부자 가문의 가업 승계 전략을 수립하고 기업지배구조를 설계하며, 승계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의 절감 방안에 대해 자문한다. 여섯째, M&A 전과정을 마무리하고 인수한 기업을 성장시키고,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기업 통합(PMI)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들을 점검한다. 패밀리오피스에서 근무하는 M&A 전문가는 고액자산가 가문의 자산 증식과 기업 가치 향상, 그리고 세대 간 원할한 승계를 지원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M&A전문가의 역할은 패밀리오피스에서 매우 중요하다. 물론,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면, 많은 보수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M&A 전문가의 일상은 화려하게 보이지만 실상은 매우 힘든 직업이다. M&A 세계는 화려하지만 과로와 심한 스트레스, 그리고 전문지식은 물론 집중력과 체력이 뒷받침돼야 견딜 수 있다.
성보경 필자 주요 이력
△DBL(Drexel Burnham Lambert) 전략무기 분야 M&A팀장 △리딩투자증권 M&A본부장 △우리인베스트먼트 회장 △세종대 주임교수 △(사)한국말산업중앙회 부회장, 말산업클러스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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