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의 기치를 들고 창당 1주년을 맞은 개혁신당 내부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허은아 대표와 당의 대주주 이준석 의원의 갈등에 당직자들이 공개석상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등 내홍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존폐 위기에 몰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창당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이들이 개혁신당을 '이준석당'이라 부른다"며 "우리가 그저 이준석당에 머무르지 않고 원칙과 상식을 추구하는 정당으로서 국민들께 진지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먼저 공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당은 특정인의 의중이 아니라, 당헌과 당규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며 "개혁신당이 수권정당의 면모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특정 개인이 아닌 다양한 인물과 가치가 공존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최근 사무총장·정책위의장 인선 등을 두고 발생한 당내 갈등을 겨냥한 것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 12월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철근 전 사무총장을 경질하고 이주영 전 정책위의장도 보직 해임했다. 이후 정성영 서울 동대문 당협위원장을 신임 정책위의장에 임명했다.
허 대표 측은 당직 인선은 대표의 권한이며 이 의원의 대권을 겨냥한 '상왕 정치'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 의원 측은 허 대표가 당의 비전 등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개인 이미지 정치에만 몰두한다는 입장이다.
천하람 원내대표와 이주영 의원, 전성균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사무총장·이 정책위의장 해임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천 원내대표는 "지지율 1.9%가 나오는 개혁신당 당권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라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또 천 원내대표 등은 허 대표와 조대원 최고위원 사퇴를 요구하는 '당원소환 요청서'와 '임시전당대회 소집요구서'가 담긴 서류 상자를 최고위 회의장에 들고 입장하려 했지만, 허 대표 측 당직자들이 저지하면서 양측은 고성을 지르며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에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1만6000명이 넘는 으뜸당원들이 당원소환제와 임시전당대회 개최에 동의했다"며 "절차를 막으려 물리력으로 저지하는 모습까지 나오는데 (허 대표는) 그냥 절차대로 가면 안 될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그러나 허 대표는 "당헌·당규상 당원소환제는 당무감사위원회에 청구하게 돼 있다"며 "당헌·당규 유권해석도 사무총장이 관할하는 당 사무처가 아니라, 당무감사위원회나 상임전국위원회급 개혁당무위원회에서 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이 의원 측이 절차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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