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홈쇼핑업계, 디지털 혁신과 제도 개선으로 새로운 전기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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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
입력 2025-01-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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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 사진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 겸 주식회사 오픈루트 연구위원 [사진=경희대]
최근 홈쇼핑 업계가 전방위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길어지면서 전체적인 판매량이 위축되는 데다 이커머스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통적 채널이었던 홈쇼핑의 입지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소매시장 성장률은 0.4%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과 같은 중국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이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를 흡수하고 있고, 네이버·쿠팡 등 국내 업체들의 라이브커머스 강화로 홈쇼핑이 지녀온 '실시간 방송'이라는 차별점마저 약화하고 있다.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홈쇼핑 업계가 오랜 기간 부담을 느껴온 송출수수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유료방송 플랫폼에 지불해야 하는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업자의 불확실성에 가장 큰 요인이다.

특히 전통 TV 채널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해 온 홈쇼핑 업체들은 모바일·디지털 플랫폼 강화에 투자해야 하는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송출수수료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중소기업 상품 의무 편성 비중으로 인한 제약이다. 정부가 홈쇼핑 채널을 통해 중소기업의 판로를 지원하고자 하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중소기업 제품을 우대하되 홈쇼핑 업계가 자체적으로 상품 구성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 또한 확보해야 한다. 관련 법·제도의 단계적 완화나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행인 점은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까. 우선 디지털 전환이 필수다. AI를 활용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바일 앱과 T커머스 플랫폼을 고도화 해 어디서나 쉽고 재미있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방송, 모바일,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하나로 묶는 '옴니채널' 전략은 고객에게 끊김 없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기반이 된다. 이미 라이브커머스가 TV 홈쇼핑의 강점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는 만큼 홈쇼핑은 TV와 디지털 간 경계를 허무는 과감한 방송 포맷 혁신에 나서야 한다.

상품 측면에서도 단순 가격 경쟁력 보다 프리미엄·독점 상품 비중 확대를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해외 직소싱이나 글로벌 브랜드 유치 전략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색다른 상품 선택지를 제시하는 등 판로도 적극 개척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보호와 업계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가치를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판매 점유율 의무제도 역시 현장 목소리에 기반해 유연한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변화와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비용 효율화와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끊임없이 인상되는 송출수수료는 업계가 스스로 감당하기 어렵다면 정부와 관련 기관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실효성 있는 상생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홈쇼핑 산업이 '디지털 혁신의 원년'이자 '제도 개선의 분기점'이 돼야 한다. 단순한 채널을 넘어서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과감한 변화가 필수이며, 그 과정에서 송출수수료 부담과 중소기업 편성 규제 등에 대한 현실성 있는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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