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리포트] SK 달리고 삼성·LG 쫓고...유리기판 주도권 전쟁 막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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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5-01-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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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C·앱솔릭스, 올해 미국에서 유리기판 본격 양산

  • 삼성전기, 2027년 양산 목표...LG이노텍도 올해 말 시제품 생산

  • 엔비디아 등이 원하는 물량 제때 공급 여부가 핵심 경쟁력

사진아주경제DB
김성진 앱솔릭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8일(현지시간) CES 2025 SK그룹 부스에서 앱솔릭스 유리기판 사업에 관한 미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DB]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유리기판 샘플을 잇달아 요청함에 따라 SKC(앱솔릭스),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소재 기업들도 유리기판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2018년부터 관련 사업을 준비해온 SKC이지만 다른 기업의 추격도 만만찮다. 

21일 시장조사업체 더인사이트파트너스에 따르면 전 세계 유리기판 시장은 지난해 2300만 달러(약 330억원)에서 연평균 약 5.9%씩 성장해 2034년 42억 달러(약 6조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가장 앞서고 있는 회사는 SKC다. 미국 반도체 전공정 회사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7대3 비율로 합작해 유리기판 연구개발과 양산을 위한 자회사 앱솔릭스를 설립했다. 앱솔릭스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1억7500만 달러를 지원받아 미국 조지아주 코빙턴시에 유리기판 공장을 준공했다.

김성진 앱솔릭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CES 2025 현장 강연을 통해 "현재 유리기판의 본격적인 공급에 앞서 고객과 품질 검증(퀄테스트)을 진행 중"이라며 "(서버용 처리장치 다이 사이즈를 기준으로) 월 4000개의 유리기판을 만들 수 있는 생산능력(캐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고객 수요가 앱솔릭스의 생산능력을 넘어선 상황인 만큼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KC·앱솔릭스는 유리기판 조기 양산을 위한 성능과 내구도 검증도 완료했다. 현업에 적용할 수 있는 내구도를 확보하기 위해 수천장의 샘플칩을 부쉈고, 유리 속에 2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인쇄회로를 새겼다. 1개의 유리기판을 만들려면 보통 400만~500만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과거 3일이 걸리는 공정 시간을 제품 양산을 위해 10분으로 단축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앱솔릭스의 유리기판은 현재 세계 최대급 규모의 통신장비 업체를 필두로 글로벌 팹리스와 클라우드 기업 등이 샘플 공급을 요청한 상황이다. 자체적으로 유리기판 생산을 꾀하고 있는 인텔을 제외한 모든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앱솔릭스의 잠재적 고객사라는 게 SKC 측 설명이다. 여기에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이 포함된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유리기판 생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올해 고객사들에 시제품을 공급하고 2027년 이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는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고객사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고객과 유리기판 공급을 위해 협의 중"이라며 "2~3개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기는 국내 재료 회사인 솔브레인과 협력해 유리기판 제조에 필요한 식각액 관련 연구에도 착수했다.

LG이노텍도 올해 말 유리기판 시제품을 생산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CES 2025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2~3년 후에는 네트워크 반도체에 유리기판이 적용되고 5년 뒤에는 서버용 반도체에서도 주력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LG이노텍도 장비 투자를 지속해 올해 말부터 관련 시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리기판은 무조건 가야 하는 방향이고 많은 업체가 양산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LG이노텍도 늦지 않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유리기판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2028년까지 대형 팹리스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소재 업체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본다. 엔비디아, 애플, 브로드컴, AMD 등 큰손들이 원하는 물량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게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소재 기업 외에도 일본 아사히글라스, 미국 코닝, 독일 쇼트 등도 유리기판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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