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올해도 '비트코인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상자산 정책이 충실히 이행된다면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金)'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21일 글로벌 코인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일 오후 4시 15분(현지시간) 기준 10만8899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차익실현 매물 등장으로 이날 오전 한때 10만 달러가 붕괴되기도 했지만 가상자산 정책 기대감이 상승 전환 동력으로 작용했다.
트럼프는 그간 스스로를 '친(親)가상자산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관련 규제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증권거래위원회(SEC) 차기 위원장에 가상자산 친화적인 인물로 알려진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하고, 비트코인을 미국의 국가 전략 자산으로 채택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규제·입법 환경에 대대적인 기조 변화가 예상되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17일에만 9억756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등 취임 직전 3거래일 연속 순유입됐다.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비트코인 가격이 연내에 현재보다 두 배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20만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번스타인도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하며 20만 달러 돌파 가능성을 점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책상 예상되는 호재가 이미 비트코인 가격에 반영됐다며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대선 때 공약으로 내세운 가상자산 정책들이 온전히 이행되지 않을 수 있다. 기대와 달리 트럼프가 취임식에서 가상자산 관련 소식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 가라앉은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전날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한 것도 이런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2024년 가상자산 가격이 트럼프에 의해 크게 상승했듯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정책과 그에 따른 통화량 증감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현재 미 의회에 계류 중인 가상자산 관련 법안 중 어떤 법안이 통과될지도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