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지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미국과 협력 강화 의사를 내비쳤다. 더 강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에 자국과의 우호 관계 다지기를 통해 후폭풍 최소화를 기대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되는 게 어떠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때문에 홍역을 치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X(옛 트위터)에 “우리에게는 양국을 위해 다시 협력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사퇴하라는 공격을 받아 온 독일과 영국 정상도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미국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고 우리 정책 목표는 범대서양 국가 간의 관계를 항상 좋게 유지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에 대한 오랜 애정과 영국과의 역사적 유대가 있는 만큼 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에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뒤늦게 입장을 내고 “강력한 대서양 협력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언론 문답을 통해 “우리는 국제 안보를 위해 그것(그린란드)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과 함께 우리는 방위비 지출 및 생산을 가속할 것”이라며 “우리는 힘을 통해, 나토를 통해 함께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등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2%대인 나토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을 5%까지 올리라고 압박해 왔다.
러시아와 3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힘에 의한 평화 정책은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장기적이고 공정한 평화를 달성할 기회를 제공한다”며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15개월간의 전쟁에 쉼표를 찍은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가 다시 협력하면 미·이스라엘 동맹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며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트럼프와)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미·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공통의 목표 실현을 함께 추구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다음 달 전반에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양국 정부가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남아시아 주요국들도 트럼프 2기 정부와의 관계 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1일 교도통신과 타이PBS 등에 따르면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앞둔 지난 19일 협력국 지도자들이 아세안 역할에 더 주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누차 피차야난 태국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C) 사무총장은 태국이 단독으로는 미국 새 행정부와 효과적으로 협상하기 어렵다며 아세안 회원국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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