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스로 수감되길 원하는 日 노인들
지난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일본의 65세 이상 교도소 수감자 수는 지난 2003년에서 2022년 사이 약 4배 증가했다.
일부 노인 수감자들은 가난과 외로움으로 인해 수감되는 것을 선호한다고 CNN은 보도했다. 교도소에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무료 의료,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동료 수감자들과의 인간관계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도치기(栃木)현에 있는 여자교도소에 수감 중인 80대 아키요(가명)는 인터뷰에서 "이 교도소에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 있다"며 "여기서의 삶이 저에게는 가장 안정된 삶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25년 동안 마약 혐의로 다섯 번 감옥에 온 50대 수감자 요코(가명)는 "돌아올 때마다 교도소 인구가 점점 늙어가는 것 같다"며 "어떤 이들은 수감되기 위해 고의로 범죄를 저지르고 온다"고 설명했다.
노인 수감자들이 늘어나면서 교도관들은 요양보호사 역할까지 해야한다고 CNN은 설명했다. 일손이 모자라면 간호사나 요양보호사 자격을 가진 수감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라나가 다카요시 교도관은 “춥거나 배고파서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있다”며 “한 달에 2만~3만엔(약 18만~28만원)을 내고 여기서 영원히 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수감자들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목욕을 돕고, 식사를 도와야 한다”며 “지금은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들로 가득 찬 감옥이라기보다는 요양원 같은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여성 노인 수감자의 80% 이상이 절도 혐의로 입감됐다.
◇ 더욱 심각한 한국 고령화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추계 인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9.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의 전체 인구 약 1억200만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약 3625만명인 것이다.
초고령화의 여파로 일본은 노인 빈곤, 외로움, 돌봄, 노동력 부족, 빈집 문제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일본의 66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은 20.0%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도 지난해 12월 주민등록인구 중 65세 이상의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돌파하며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통계청은 초고령사회 진입 시기를 2025년으로 예측한 바 있는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됐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2021년 기준 66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은 39.3%로, 일본(20.0%)을 비롯해 미국(22.8%), 캐나다(14.8%)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와 관련해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보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섰다"면서 "인구전담부처 설치 등을 통해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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