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조기 재협상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고율 관세 부과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위협으로 이들 국가가 USMCA 재협상에 임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USMC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2020년 발효됐다. USMCA는 6년마다 협정 이행 사항을 검토하게 돼 있으며 오는 2026년에 첫 시점이 도래한다.
현 USMCA에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해 무관세를 보장하고 있으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멕시코 생산을 통해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 적지 않다.
예정대로라면 3국은 내년에 USMCA 재협상 절차에 들어가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보다 더 빠른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고려하고 있다”며 “(시기는) 2월 1일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멕시코와 캐나다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재협상을 통해 무역협정의 자동차 관련 조항을 변경해 현재 캐나다와 멕시코에 있는 자동차 제조공장을 다시 미국으로 옮기려 한다고 전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임원은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3개국의 북미 자동차 공급망을 깨뜨리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USMCA 재협상을 처리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현재 USMCA 적용을 받는 미국과 이웃 국가 간 무역 규모는 2조달러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투자발표 후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USMCA 이행사항 검토 협상을 조기에 진행하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면서 멕시코와 캐나다가 불법 이민 및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중국이 펜타닐(좀비 마약)을 멕시코와 캐나다에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시점은) 2월 1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에 불법 이민 및 마약 유입 방지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임 당일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과의 무역 적자 문제를 재차 거론하면서 “중국은 미국을 악용하지만, 중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유럽연합(EU)은 아주 아주 나쁘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그것이 (무역) 공정성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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