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미정산' 첫 재판…법원 "재판 지연 생각 말라"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특경법상 사기, 횡령, 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왼쪽부터),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작년 11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촉발한 경영진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한 가운데 재판부가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에게 재판 지연 행위를 경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구 대표 등 10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직접 출석했고,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는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이날 재판부는 구 대표 측이 사건 기록의 열람·복사를 신청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구 대표의 변호인이 “공판 단계에서 사건을 수임할지 결정되지 않아 신청하지 않았다”고 답하자, 재판부는 “수사 단계에서 변호인이었다면 열람·등사 신청은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며 “시간을 지연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또한, 재판부는 “구영배 피고인이 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한 것도 문제”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기소 후 바로 기일을 잡았고 방어권을 위해 한 달간의 시간을 줬는데, 이를 연기하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에게 적극적인 재판 참여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3월 1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진행한 후, 4월 8일부터 공판기일을 진행할 방침이다.

구 대표는 류화현·류광진 대표 등과 공모해 1조8500억원 상당의 티몬·위메프 판매자 정산대금을 가로채고, 계열사로부터 대여금이나 컨설팅 비용 등의 명목으로 100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목적으로 계열사 일감을 몰아줘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727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