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인천 전세왕' 징역 7년 확정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가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에서 대규모 전세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명 '건축왕', '인천 전세왕' 남모씨에게 징역 7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3일 남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공범 9명 중 7명은 징역 8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을, 나머지 2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남씨와 공범들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191채의 전세보증금 148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과 관련된 전체 혐의액은 536억원(665채)에 이르지만, 이번 재판은 148억원 규모의 전세 사기에 관한 것이다.

남씨는 부동산 개발 대출(PF)과 준공 대출금으로 건축 비용을 마련하고, 임차인들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대출 이자와 사업비용을 충당하며 2700여 채의 주택을 보유했다. 그러나 자금난으로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게 되면서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게 됐고, 피해자 4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1심에서는 남씨에게 사기죄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그러나 2심은 남씨가 재정 악화 상황을 알게 된 2022년 1월 이후 받은 보증금(68억원)만 사기로 인정하며 형량을 징역 7년으로 낮췄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사기죄 성립 및 죄수 판단과 관련해 법리 오해가 없다"고 판결하며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사건은 남씨가 기소된 전체 전세사기 사건(피해액 536억원) 중 일부로, 남씨는 인천과 경기 일대에서 2700채의 부동산을 보유한 이른바 ‘건축왕’으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