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고금리 위협이 가해지며 강달러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단순 달러 투자가 아닌 미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투자도 급증한 만큼 원·달러 환율은 그 누구보다 예민한 주제가 됐다. 금융투자업계는 강달러 시대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환차익을 노린 환노출 투자를 추천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우려가 일부 완화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환율은 최근 3개월째 1430원대에 머물며 여전히 강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기준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나스닥 100에는 1조9850억원이 몰렸다.
반면 같은 상품이지만 환헤지형에는 노출형의 1620억원이 투자됐다. 약 12배에 가까운 자금이 환노출형에 투자된 셈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상품도 상황은 같다.
투자금 차이만큼이나 수익률 면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나스닥100 환노출형 ETF 수익률은 12%대였다. 반면 헤지형은 평균 7%대에 머물렀다. S&P500 ETF 역시 환노출형의 평균 수익률은 9%대였고, 헤지형은 5%대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거액의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면 약달러여도 굳이 환헤지형 상품에는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수수료 때문이다. 환헤지 수수료가 연간 3~5%가량 발생해 장기 투자를 할수록 투자 비용이 추가로 따른다. 그래서 달러 관련 상품 투자를 중장기로 진행할 계획이라면 환헤지형 상품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강달러를 활용해 환차익도 볼 수 있다. 만약 자신이 산 해외 주식 수익률이 하락세지만 달러 가치가 올랐다면 매도해도 수익률보다 그 이상 환차익 실현도 가능하다.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을 때는 환헤지 상품에 투자해야 환차손 위험을 막을 수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환율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물가 상승 압력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금리 인하 속도 완화는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강달러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달러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강달러 현상이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50~1500원대를 예상하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마땅한 환율 하락 재료가 없다"며 "오히려 1월에는 대외적으로 강달러 압력이 재확대되는 가운데 대내적으로 정국 불안과 경기 부진에 따른 환율 상방 압력이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금 환율이 높은 것은 "한국과 미국 양국 간 경제 펀더멘털 여건 전망의 차이, 예상되는 통화정책의 강도의 차이, 정치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며 "1분기 1450~1500원, 2분기 1400~1450원 내외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내달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발언해 원·달러 환율은 출렁거렸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위험선호 분위기가 이어지면 원화에는 긍정적"이라며 "월말 네고 등 수급 측면에서도 환율 하락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의 관세 발언으로 인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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