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3일 헌법재판소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탄핵을 기각한 것을 환영하고 "이재명 세력의 탄핵 남발·입법 독재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오늘 탄핵 기각 결정이 탄핵 독재와 방송 탄압에 경종을 울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헌재의 탄핵 기각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단 3일 근무에 172일 직무정지, 상식적으로 당연한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172일이 걸렸다"며 "그동안 방통위 기능을 마비시킨 것만으로도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정략적이고 악의적인 탄핵은 성공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헌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 위원장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최종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탄핵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나, 재판관 8인 가운데 4명이 기각 의견을 밝혀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헌재 결정에 따라 곧 직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헌재는 (탄핵) 심판을 지연시켜 민주당의 정략을 허용했다"며 "방통위가 현행 1인 체제에서 전체회의를 열 수 없기에 지난해 말 12개 사업자 146개 방송채널이 재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재명 세력의 탄핵 독재로 인한 국정 마비 결과, KBS1·MBC·EBS 등 146개 채널들이 지금 무허가 방송 중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세력이 29번 남발한 탄핵 중에 6건(20%)이 방통위원장 탄핵"이라며 "이동관 전 위원장을 세번 시도 끝에 사퇴시켰고, 김홍일 전 위원장도 자진사퇴, 이상일 전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자진사퇴시켰다. 이진숙 위원장도 취임 3일 만에 탄핵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방통위원장 탄핵에 그토록 집착한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민주당이) 지금 국회 과방위에서 가짜뉴스 청문회를 열어서 방송사 포털 관계자까지 부르겠다고 한다. 이러한 언론 장악 기도의 시작이 방통위원장 탄핵"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이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당연히 기각돼야 할 사안인데 민주당이 만든 방통위 2인 체제의 위법성 책임을 이틀 근무한 이 위원장에게 물은 판단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또 "헌재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박성재 법무부장관,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다른 주요 인사들에 대한 무리한 탄핵소추 심판에 속도를 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172일 동안 마음고생이 많았을 이 위원장에게 위로와 격려의 뜻을 전하며 방통위 업무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을 당부드린다. 민주당도 더 이상 헌법상 권한을 해태하지 말고 국회 몫 3인 추천에 앞장서주길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연한 게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다른 탄핵소추안도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결정이 나서 국정이 정상화될 수 있게 헌재에서 해야 한다. 무리한 탄핵소추를 한 민주당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라며 "민주당은 취임 후 하루도 일 안한 분을 어거지로 탄핵해서 사실상 방통위를 장기간 마비시킨 문제에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 단순한 결정을 지금까지 내리지 않고 미룬 헌재에도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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