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4일 기준 서울아파트 매물은 8만9426건으로 9만건에 육박했다. 1개월 전(8만7814건) 대비 1.8% 증가했고, 3개월 전과 비교하면 2300여 건(2.5%) 늘어난 수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7만7231건에서 8만9426건으로 16% 늘어나며 증가세가 가팔랐다.
2021년 4만건대였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후 2022년 5만건대, 2023년 7만건대를 돌파한 후 지난해 9월 초부터 8만건을 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9만247건을 기록하며 9만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송파구는 1년 전 5755건에서 6882건으로 20% 증가해 강남 3구 모두 2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 외에도 강동구, 서대문구, 도봉구, 마포구 등도 10% 후반에서 20%대 증가율을 보였다.
매물 증가는 서울뿐만이 아니다. 경기도 아파트 매물은 16만398건으로 17만건에 육박했다. 지난해 15만건에서 16만건으로 늘더니 올해도 연초부터 급증하는 모습이다. 인천도 지난 22일 4만12건으로 4만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날 기준 매물도 3만9607건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대출 규제와 탄핵정국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점점 줄어들면서 매물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KB부동산 자료를 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37.9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지난해 7월 70대를 기록하며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8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매수자가 많다는 의미이며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지방에 이어 수도권, 서울에서도 거래 침체 및 매물 적체 현상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매수 심리 위축으로 거래량 크게 줄어들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4일 기준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10억9857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11억6558만원보다 6701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9월 12억5829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는데 이때와 비교하면 4개월 만에 1억5972만원 내린 것이다.
전문가들도 실수요자들이 '눈치 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러한 거래 침체 및 매물 적체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여전하고, 추가 금리인하, 공급 부족 등의 요인 등이 여전한 만큼 집값이 당장 하락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일반적으로 매물이 쌓인다는 것은 시장에 부정적 요인은 맞다"면서도 "다만 호가를 내려서 내놓는 매물은 많지 않고 전월세 가격 상승, 공급 부족, 금리 인하 등 상승 압력도 큰 상황이라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로 진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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