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라 올해 설 명절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6가지 음식만으로 차례상을 차릴 수 있는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성균관)의 '차례상 표준안'이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한국물가정보원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설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은 전통시장 30만2500원, 대형마트 40만951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대비 6.7%, 7.2% 증가한 것이다.
설 차례상 비용을 끌어올린 요인은 과일·채소류 가격이다. 배, 무, 배추 가격이 매섭게 올라 설 차례상 비용을 끌어 올렸다. 물가정보는 "과일류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악천후로 가격이 올랐다"며 "지난해 설에는 사과가 올랐고 올해는 배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설 차례상 비용이 매년 증가세다 보니 최소한의 비용으로 차례상을 차리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성균관이 지난 2023년 설을 앞두고 소개한 차례 방안을 보면 차례상에는 △떡국 △나물 △구이 △김치 △술(잔) △과일 4종 등 9가지 음식이 올라간다.
성균관에 따르면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올리지 않아도 된다. 또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 종류는 정해진 것이 없어 4~6가지를 편하게 놓으면 된다. 특히 차례상 예법으로 알려진 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조율이시(棗栗梨枾·대추·밤·배·감)에 대해서는 "예법을 다룬 문헌에 없는 표현"이라며 간소화 원칙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고인 이름과 제사 지내는 사람의 관계 등을 종이에 적은 지방(紙榜) 대신 사진을 놓고 차례를 지내도 되며 차례와 성묘 중 어느 것을 먼저 할지는 가족이 의논해 정하라고 성균관은 덧붙였다.
당시 차례상 간소화를 추진해 온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은 "'차례상에 이것도 올려도 됩니까, 저것도 올려도 됩니까' 혹은 '전을 좋아하는데 왜 하지 말라고 하느냐'는 질문이 나온다"며 "과일 가짓수나 종류, 전을 포함해 간소화를 기준으로 가족과 상의해 좋아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가족 간 갈등을 없애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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