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이의 다이렉트] "한국인의 일상을 경험 할래요" 달라진 외국인 관광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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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5-01-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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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부상하는 이색 여행 트렌드 '상속 대신 여행'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장에 눈이 내린 16일 외국 관광객이 눈썰매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장에 눈이 내린 지난 16일 외국인 관광객이 눈썰매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인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관광은 더 이상 특별한 경험에 그치지 않고, 일상적 삶과 결합하며 ‘일상의 관광화’와 ‘관광의 일상화’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흐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분석에서도 나타난다. 방한 외래객의 여행 트렌드가 ‘탈일상’ ‘대규모 인프라’ ‘패키지 관광’ 중심에서 벗어나 세분화되고 개인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데일리케이션 현황 분석서 사진한국관광공사
데일리케이션 현황 분석서 [사진=한국관광공사]
 
◆전통적 관광에서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 

과거 관광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탈일상화' 개념이 강했다. 여행객들은 일상에서 누리지 못했던 특별한 경험을 여행지에서 찾았으며, 패키지 관광 같은 수동적 성격의 여행이 주를 이루었다. 관광산업이 발달하기 전에는 패키지 관광 등 투어 가이드를 병행하는 '수동적 성격'의 관광이 대부분이었으며 대규모 인프라와 시설이 잘 갖춰진 대도심 중심의 관광지를 선호했다.

그러나 관광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여행객 선호도가 달라졌다. 단체 패키지 대신 '자유 개인관광(FIT)'이 주를 이루면서 개인의 취향을 반영해 여행 스타일이 세분화됐다. 관광지는 대도심 중심에서 소도시와 현지인의 생활문화권으로 확장됐고, 현지인의 일상을 체험하는 '경험적 요소'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여행 형태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 패키지관광, 도시관광, 문화관광을 넘어 웰니스 관광, 웨케이션, 생활관광, 럭셔리 관광 등 새로운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낙선재 앞마당 감나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외국인 관광객들이 낙선재 앞마당 감나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달라진 트렌드 '데일리케이션' 한국인의 일상을 관광하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한국인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경험하며 이를 관광 여정으로 삼는 관광 트렌드를 '데일리케이션(Daily+Vacation)'으로 정의했다. 데일리케이션은 탈일상적 경험을 넘어 한국인의 일상과 문화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관광공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사는 음식, 패션·뷰티, 숙박·휴식 등 일상적 주제로 이동하고 있다. 삼겹살과 비빔밥 같은 전통 한식, 길거리 음식, 편의점 간편식 등 한국적인 식문화는 물론 전통의상 체험과 K-뷰티 관련 액티비티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을 방문 중이거나 방문 경험이 있는 36개 국적 외국인 2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인의 일상적인 삶에 참여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Zhang Han씨왼쪽와 Wang jing wei씨가 코리아뷰티페스티벌 성수 팝업에서 키링을 만들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Zhang Han씨(왼쪽)와 Wang jing wei씨가 코리아뷰티페스티벌 성수 팝업에서 키링을 만들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예를 들어 외국인 관광객들은 '의' 영역에서 '뷰티숍·미용실'(35.5%)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중에서도 올리브영, 무신사 스탠다드 등 약 30개 패션·뷰티 브랜드를 언급했다.

'식(음식)' 영역에서는 '전통 한식'(20.2%)과 '전통시장'(11.3%)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더불어 △K-BBQ(삼겹살)(20.2%) △카페·디저트(11.3%) △길거리 음식(10.1%) △편의점(8%) △배달 음식(5.9%) 등 한국 드라마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일상적인 음식에 관심을 보였다.

'주(숙박·휴식)'에서는 한강·공원(19%)이 1위를 차지했고, '취미·여가'에서는 △쇼핑(20.8%)과 △팝업스토어(12.5%) 외에 경험적 요소가 있는 △원데이클래스(12.5%) △트레킹·등산(10.4%) △축제(10.4%) △즉석사진’(10.4%) 등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로 알아본 데일리케이션
데이터로 알아본 데일리케이션 [그래픽=한국관광공사]
 
◆'일상의 관광화' '관광의 일상화'로 진화

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의 이러한 관심사 변화에 따라 한국인의 일상과 여행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관광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상의 관광화'와 '관광의 일상화'라는 개념은 앞으로 한국 관광의 중요한 방향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공사는 앞서 진행한 데일리케이션 현황 분석 결과를 결합해 '데일리케이션'을 6개 테마로 구분하고 테마별 세부 콘텐츠를 '꿀조합' 형태로 제시했다.

△Krunch Like Koreans : 한국 사람처럼 씹고 뜯고 맞보기 △Dive in Like Koreans : 한국 사람처럼 덕질하기 △Adorn Like Koreans : 한국 사람처럼 꾸미기 △Inhale Like Koreans : 한국 사람처럼 호흡 고르기 △Lounge Like Koreans : 한국 사람처럼 여유 즐기기 △Yell Like Koreans : 한국 사람처럼 열정 불태우기 등이다.

유진호 관광공사 관광컨텐츠전략본부 본부장은 "점점 세분화되고 개인화되는 관광 취향으로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가 해체됐다"며 "시의적절하게 방한 수요를 파악하고 본 이슈리포트를 통해 제시된 '데일리케이션' 콘텐츠가 관광상품 개발과 마케팅 등에 적극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340만3천명으로 코로나19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문장 교대의식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서울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문장 교대 의식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올해 부상하는 이색 여행 트렌드 '상속 대신 여행'

한국에서 꼽은 인바운드 여행 트렌드가 '데일리케이션'이라면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부킹닷컴에서는 올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행 트렌드로 '스키(SKI·Spending Kids’ Inheritance) 여행'을 선정했다.

부킹닷컴은 지난해 7~8월 한국인 1004명을 포함한 전 세계 33개국 여행객 2만77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2025년 주목할 만할 9대 여행 트렌드'를 공개했다.

부킹닷컴이 전망한 여행 트렌드 '스키'는 부모가 자녀에게 상속을 남기기보다는 그 돈으로 자녀와 함께 평생 기억에 남을 여행을 떠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 응답자 50%와 글로벌 응답자 46%는 자녀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대신 그 돈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66%, 글로벌 58%는 성인이 된 이후 본인 부모에게서 여행 비용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고령 세대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녀나 손주들 여행 비용을 대신 지불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심신 건강을 충족하는 '장수 웰니스 여행' △남성들 간 유대감을 충족하며 휴식을 누리는 '남성 웰니스 여행' △극한의 체험을 즐기려는 베이비붐 세대의 '액티브 시니어 모험 여행' 등이 순위권에 올랐다.

아르얀 다이크 부킹닷컴 부사장 겸 CMO는 "2025년 여행객들은 여행을 통해 자신과 관계, 그리고 주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경험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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