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7일 전 씨가 남재영 목사와 기독교대한감리회빈들공동체교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남 목사는 대전에서 30여 년간 야학을 운영하고 민중운동을 전개한 빈들교회의 담임목사로, 2022년 9월 '교회개혁 무기순환강좌'를 홍보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교회 건물 정면과 측면에 걸었다.
현수막 하단에는 전 씨가 연설하는 사진과 함께 'OUT(아웃)'이라는 붉은색 문구가 인쇄돼 있었다.
전 씨 측은 "피고들은 원고 머리 양쪽에 뿔이 달려 마치 마귀, 악마처럼 보이는 사진과 하단에 '아웃'이라는 붉은색 문구를 기재한 현수막을 교회 건물에 게시했다"며 "원고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한 악의적인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남 목사 측은 "사진은 무단 촬영한 것이 아니라 연설 내용을 보도한 언론에서 그대로 인용했고 출처를 명확히 밝혔다"며 "원고는 공적 인물 또는 유명인의 지위에 있어 사회활동 등에 관한 사진 등이 일반에 노출되는 것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반박했다.
1심은 청구 금액 중 300만 원을 인용하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피고들이 사진을 게시한 행위의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하고 남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사진이 게시될 당시 원고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자 자유통일당 대표로 공인이거나 이에 준하는 지위에 있었다"며 "사진은 원고가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발언하는 모습을 보도한 기사에 첨부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원고는 여러 활동과 정치·이념적 의견 표명 등으로 인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장기간 지속적으로 각종 언론기관을 포함해 우리 사회 전체의 관심의 대상이 돼 온 사람"이라며 사적 영역 공개를 받아들여야 하는 범위가 일반인보다 넓은 '공적 인물'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피고들이 원고 초상에 관해 가지는 표현의 자유는 공적 관심사에 대한 것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특히 피고들은 강좌를 열어 원고가 주도한 교회의 보수화 경향을 비판하려 했는데, 이는 같은 종교 내 다른 교파 내지 교인에 대한 종교적 비판으로 헌법상 보장돼야 하는 종교적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도 2심의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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