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딥시크 충격…엔비디아 880조원 증발

AI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로고 [사진=EPA·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었던 인공지능(AI) 선두 주자 엔비디아가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등장에 휘청거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딥시크 충격'으로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해 충격을 주고 있다.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2시 10분(서부 시간 오전 11시 10분) 엔비디아 주가는 117.63달러(16만9010원)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보다 무려 17.52% 폭락한 수준이다.

브로드컴 주가도 약 19% 폭락했지만, 엔비디아 주가의 낙폭은 AMD(-6.88%), 퀄컴(-1.47%), ASML(-7.58%) 등 다른 반도체주보다 크다.

시가총액도 2조8800억 달러로 3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24일 3조4927억 달러에서 6127억 달러(880조3273억원)가 증발했다.

시총 순위도 1위에서 단번에 3위로 주저앉으며, 4위 아마존(2조4550억 달러)에 쫓기게 됐다. 

이는 AI 모델 개발에 필수로 여겨졌던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개발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전 세계 AI 열풍을 주도해 왔고 지난해 4분기부터 블랙웰이라는 새로운 AI 칩도 빅테크를 비롯해 AI 개발업체에 공급해 오고 있었다.

H100의 경우 칩 한 개 가격이 3만 달러 안팎에 이르는 알려져 있으며,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이런 칩이 수십만 개가 필요한 상황. 

딥시크 모델 훈련에는 엔비디아의 H800 칩이 사용됐지만, 이는 미 정부의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췄다.

'V3' 등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이 엔비디아의 최신 칩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저렴한 칩을 사용했는데도 빅테크의 최신 모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성능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딥시크의 '저렴한' AI 모델 개발 방식이 확산한다면 엔비디아의 막대한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줄어줄 수도 있다. 

글로벌 투자 연구기관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는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이 딥시크로부터 더 저렴한 GPU로 AI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이는 엔비디아에는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