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디셀러 책이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재탄생하고 있다. 백희나 작가를 비롯한 한국 동화책 작가를 중심으로 ‘팬덤’이 형성되는 등 동화책 저변이 넓어지면서, 이를 원작으로 한 가족 뮤지컬이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모습이다.
30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 검증된 인기 도서를 기반으로한 가족 뮤지컬들이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자고 있다.
과거 가족 뮤지컬의 주요 소재는 통상 세계 명작 동화나 한국 전래동화, 혹은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아이들이 즐겨 읽는 도서를 무대 위로 올리는 시도가 늘고 있다.
유설화 작가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 가족 뮤지컬 ‘슈퍼거북 슈퍼토끼’는 오는 8월 31일까지 서울 마포 메세나폴리스몰 신한카드 SOL페이 스퀘어 드림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가족 뮤지컬 ‘만복이네 떡집’은 오는 2월 21일부터 3월 23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이 뮤지컬의 원작은 초등학교 필수도서로 꼽히는 김리리 작가의 ‘만복이네 떡집’이다. 2021~2022년 첫 공연 당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 외에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신통방통 홈쇼핑’은 2월 1일 국립부여박물관에서 펼쳐진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뮤지컬 업계의 참신한 소재 발굴 노력과 함께 책육아 열풍이 맞물려 있다. 부모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중시하면서,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 공연들이 선택을 받는 것이다.
‘장수탕 선녀님’ 등을 제작한 할리퀸크리에이션즈 관계자는 “좋은 이야기를 찾고자 하는 제작사들의 노력이 출판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큰 원동력”이라며 “양육자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와 공연을 보여주고자 하는 니즈가 강한 점도 그림책 소재로 제작된 공연을 찾게 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어린이 도서와 가족 뮤지컬 시장의 주요 고객층인 부모들의 선호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만복이네 떡집’을 제작한 아츠온 관계자는 “베스트셀러 책을 원작으로 한 공연은 세일즈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만복이네 떡집’은 활자 입문도서로,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수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앞서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은 지난해 11월 대만에서 ‘K-뮤지컬 로드쇼’ 쇼케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할리퀸 크리에이션즈 관계자는 “우리나라 가족 뮤지컬 시장은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며 “그림책 기반 공연을 라이선스화 해서 현지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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