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아닌 위험한 행동"…'에어부산 화재' 비상문 연 승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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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원 기자
입력 2025-01-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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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현장 사진연합뉴스
김해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현장 [사진=연합뉴스]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에서 승무원의 미흡한 대처로 승객이 직접 비상문을 열고 탈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 직원들 사이에서 사고 위험을 무시한 ‘위험한 행동’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온라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에어부산 화재와 관련해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비판이 다수 게재됐다.

자신을 에어부산 직원이라 소개한 A씨는 “승무원의 1순위 업무는 비상탈출과 탈출 대비 업무다. 엔진이 작동하고 있어 승객이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다면 어떡할 것이냐”며 “비상 상황 발생 시 내·외부 상황을 판단하고 탈출시켜야 한다. 강제로 연 문이 안전했으니 다행이지, 절대 잘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제발 마음대로 행동하고 영웅인 척 인터뷰하지 말아달라”면서 “더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고 했다.

대한항공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C씨는 “사고 발생 시 승무원은 가장 마지막에 나간다. 목숨을 걸어야 한다”며 “승객 입장에선 답답할 수 있으나 매뉴얼에 기반한 지시에 따라 달라”고 했다.

앞서 지난 28일 오후 9시55분 출발 예정이었던 에어버스(A321)가 약 20분간 출발이 지연되던 중 기내 후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했던 당시 여객기에 탑승 중이던 한 승객은 “승무원이 ‘앉아 있으라’ 하고서 소화기를 들고 왔는데, 이미 연기가 자욱하고 선반에서 불씨가 막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연기가 차기 시작하니 비상구 옆에 앉은 승객이 문을 열었고, 승무원이 반대편 문을 열어 승객들이 탈출을 시작했다”며 “상당히 혼란스럽고 무서웠다”고 떠올렸다.

또 다른 승객도 “모두 착석하고 벨트를 매자 뒤쪽에서 ‘불이야’라는 소리가 났다”며 “화재에 대한 별도의 안내 방송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측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 및 연료 계통을 차단한 후 비상탈출을 선포했다. 짧은 시간 내 신속하게 탈출 등 업무를 수행했다”면서 “별도의 안내방송을 시행할 시간적 여력이 없을 만큼 상황이 긴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상구 열 착석 손님은 탑승 직후 승무원에게 비상탈출 시 비상구 개폐 방법에 대해 안내받고 승무원을 도와주는 협조자 역할에 동의해야만 착석이 가능하다”며 “비상탈출 시 승객이 직접 비상구 조작과 탈출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승객이 경솔하게 행동한 건 맞지만 그걸 '영웅인 척'이라고 비난할 거면 승무원들은 할 거 다 하고 비난해야지" "안내방송 없었으면 대처 안 한 거지" "이미 화재가 다 발생하고 문 열면 뭐 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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