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테러범 구금' 관타나모에 불법체류자 수용 방침

트럼프 "불법 체류 외국인 범죄 재앙 근절"

쿠바 대통령 "관타나모, 불법고문·구금 자행"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만명의 불법 체류 외국인을 과거 테러리스트를 대상으로 인권 침해가 자행된 쿠바 관타나모 수용 시설에 수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불법체류자 구금 관련 법안 서명식에서 "오늘 국방부와 국토안보부에 관타나모에 있는 3만명 규모의 불법 체류 외국인 대상 구금 시설을 준비하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들(불법 체류 외국인)이 돌아오는 것을 원치 않기에 관타나모로 보낼 것"이라며 "이 서명으로 불법 체류 외국인 범죄의 재앙을 근절하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자평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미국이 쿠바에서 영구 임대한 해군기지다. 이곳은 테러 용의자 구금 시설로 사용됐다. 2001년 9·11 테러를 당한 미국이 자국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서 테러 용의자를 구금·조사하기 위해 2022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기소 절차 없이 용의자를 감금하거나 물고문 등 가혹행위가 자행된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트럼프 2기의 톰 호먼 국경 차르(총책임자)는 "우리는 기존 이민자 센터를 확장할 뿐"이라며 "이 시설은 불법 체류 외국인 수용 시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타나모 해군기지에는 테러 용의자 구금 시설과는 별개로 해상에서 미국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가 붙잡힌 아이티, 쿠바 출신자 등을 수용했던 구금 시설이 있다.
 
이에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발표 직후 "잔혹한 행위"라며 "미국에 의해 불법 점령된 관타나모 해군기지에서 고문과 불법 구금을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구금 관련 법안인 '레이큰 라일리 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지난해 2월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체류 외국인에게 살해당한 미국인 여성의 이름을 붙인 법으로, 미국에서 불법 체류 외국인이 강도, 절도 등으로 체포나 기소되면 재판 전까지 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