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딥시크'에 견제구…AI 패권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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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5-01-3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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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AI·MS "딥시크 AI모델 데이터 무단 수집 가능성 조사 중"

  • "美해군, 딥시크 사용 중지"…백악관 "국가 안보 영향 조사"

  • 中관영지 "딥시크, 美중국통제 실패 방증…양국 AI협력 여지"

딥시크와 오픈AI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딥시크와 오픈AI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저비용·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이 세계적 파장을 일으키자 미국 기업과 정부가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딥시크가 오픈AI 데이터를 무단 수집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미 해군은 딥시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금지에 나섰다. 중국은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이면서도 미·중 양국 간 경쟁 격화는 경계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와 MS는 오픈AI 데이터가 딥시크와 관련된 그룹에 의해 허가 없이 무단으로 획득됐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AI는 딥시크가 챗GPT를 이용해 자신들의 모델을 학습시켰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오픈AI는 중국에 기반을 둔 기관들이 자사의 AI 도구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빼내려고 하는 여러 시도를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MS 보안 연구원들도 지난해 가을 딥시크와 관련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오픈AI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사용해 대량의 데이터를 빼돌리는 것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오픈AI는 고객이 챗GPT를 사용해 AI를 학습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미 정부도 딥시크 사용에 제동을 걸었다. CNBC에 따르면 미 해군은 지난 24일 이메일을 통해 함정에 탑승하는 승무원들에게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다. 이날은 딥시크에 대한 우려가 미국인들 사회에서 퍼져나가기 시작하던 날이다. 캐롤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은 “딥시크의 국가 안보 영향에 대해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AI·가상화폐 정책을 총괄하는 차르(총책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색스는 28일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딥시크가 오픈AI의 독점 모델을 이용해 기술을 개발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언급했다.
 
비영리단체인 정보회복력센터 공동설립자인 로스 버리는 CBS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딥시크 AI모델을 사용하게 될 것이고 더 많은 개인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제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딥시크는 개인정보 보호정책에서 “사용자를 대상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는 중화인민공화국에 있는 안전한 서버에 보관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대중국 수출에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엔비디아의 H20 칩 제품으로 수출 통제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을 거론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기존 대중국 수출 통제에 따라 저사양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열린 공화당 연방하원 콘퍼런스 연설에서 딥시크에 대해 “바라건대 미국의 산업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관영 언론들은 딥시크의 성과를 거론하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8일자 기사에서 딥시크의 성공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제재가 실패했다는 방증”이라며 “(이런 제재가) 중국이 자율적으로 AI를 발전시키게 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정부는 2022년 중국군이 첨단 반도체 제품을 군사용으로 전용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고성능 반도체 대중국 수출을 통제한 바 있다.
 
다만 글로벌타임스는 딥시크의 성공이 미·중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도 했다. 이 매체는 “딥시크의 등장과 중국 AI 산업의 급속한 발전으로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이제 더 큰 상호보완적 협력 잠재력이 생겼다”며 “양국은 각자 강점을 활용해 그 어느 때보다 유망한 협력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앞 딥시크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반도체와 소규모 인프라를 사용하면서도 오픈AI 등 선두 주자들을 위협하는 AI모델 ‘딥시크-V3’와 ‘딥시크-R1’을 연달아 출시하며 전 세계 AI 업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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