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그늘 못 벗어난 LG이노텍… 올해도 가시밭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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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입력 2025-0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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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 매출'에 가려진 수익성 저하

  • 애플 부진 속 중국업체 경쟁 심화

  • FC-BGA 등 신사업도 기대 이하

  • 3년 연속 영업익 감소 전망 지배

사진LG이노텍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이 연간 최대 매출 기록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2년 연속 하향세를 보이면서 '실속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LG이노텍의 실적을 책임지는 카메라모듈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장과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신사업 성과가 지지부진하면서 올해도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해 매출 21조2007억원, 영업이익 70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9% 성장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15%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22년 1조271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년 연속 역성장 중이다.

LG이노텍의 영업이익 감소는 카메라모듈 사업 부진으로 풀이된다. 카메라모듈이 포함된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84%에 달한다. 이 중 대부분이 애플로 향한다. 애플의 행보에 LG이노텍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구조인 셈이다. 지난해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LG이노텍은 최대 성수기인 4분기에도 아이폰16 시리즈의 판매 부진으로 반등하지 못했다. 특히 애플은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출하량이 전년 대비 17% 줄어들면서 점유율도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전방 시장의 부진에 더해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도 수익성 저하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아이폰16 시리즈는 전작 '프로 맥스'에만 탑재됐던 폴디드줌 트리플 카메라가 '프로'까지 확대되면서 LG이노텍의 수혜가 기대됐으나 공급망 다변화를 추구하는 애플이 코웰 등을 공급망에 합류시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LG이노텍 측은 이번 실적과 관련해 "광학 사업의 시장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애플은 아이폰 판매 부진의 원인을 인공지능(AI)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보고 하드웨어보다 AI 투자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의존도를 탈피하고자 추진한 전장, 기판의 신사업 성과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수익성 저하에 일조하고 있다. 전장부품사업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역성장했으며, 영업이익도 4분기 적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이노텍은 올 1분기에도 전방수요 약세 지속으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FC-BGA 사업은 올해로 4년차를 맞이하고 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주력 사업군으로 발돋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FC-BGA가 포함된 기판소재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1조4600억원으로, 여전히 전체 매출의 6.9%에 불과하다. 영업이익도 1000억원을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3% 급감한 486억원에 그쳤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은 고객사 내 경쟁 심화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당분간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고객사의 AI 기능 중심의 투자 집행에 따라 대대적인 카메라모듈 스펙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긴 어려워 경쟁 심화에 따른 전년비 영업이익 감익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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