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 개찰구 바로 앞. 편의점·김밥집 등이 있을 법한 역 안에 ‘좋은습관PT’라는 간판을 건 운동 커뮤니티 공간이 자리했다. 지난 24일 오후 6시께 귀가하는 직장인 중 적잖은 이들이 이곳을 찾았다.
이곳은 서울시가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역 내 유휴공간을 재구성한 ‘핏 스테이션’이다. 시의 펀 스테이션 시범사업 중 하나로 1호인 여의나루역 ‘러너 스테이션’ 이후 두 번째 지하철 혁신프로젝트 결과물이다. 러너 스테이션과는 달리 민간사업자가 맡아 지난해 12월부터 5년간 이곳을 운영한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깔끔한 하얀색 배경에 감각있는 하늘색으로 포인트를 준 내부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1일 체험을 해볼 수 있는지 물어보니 장제현 코치(37)는 흔쾌히 허락하며 라커룸을 안내했다.
라커룸은 이곳이 지하철 역사라는 걸 잊게 했다. 운동 후 말끔히 씻을 수 있도록 마련된 5개의 샤워 부스, 각종 로션·드라이어기가 놓인 파우더룸까지 갖췄다. 최대 30명까지 그룹 PT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널찍한 운동 커뮤니티 공간에는 덤벨, 반짐볼, 캐틀벨 등 운동기구가 놓여 있었다.
이날 장 코치는 쉼 대신 운동을 선택한 6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상혁 코치가 자세를 잡으면 모두 따라했다. 첫 자세는 가장 대표적인 웨이트 운동 중 하나인 데드리프트 자세를 변형한 것으로 거뜬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내 운동 강도가 높아졌다. 짐볼을 이용한 전신 운동과 복근 운동, 유산소까지 하나의 코스로 짜인 고강도 운동이 반복됐다. 장 코치와 함께 이 코치는 사람들의 운동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꼼꼼히 챙기며 1:1 PT를 방불케 했다. 운동 참여자들은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코치들의 힘찬 함성과 신나는 노랫소리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운동을 마친 사람들은 ‘접근성’이 최대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뚝섬역 근처에서 직장을 다니는 장준석씨(28)는 “개찰구 바로 앞에 있어 심리적 거리가 더 가깝게 느껴지고 그 덕분에 운동하러 자주 찾아온다”고 했다.
유진아씨(28)도 “근처에 사는데 역을 지나다가 바로 등록했다. 역에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출·퇴근할 때 부담 없이 운동하고 집에 갈 수 있어 너무 좋다”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시는 연내 6호선 신당역에 실내 클라이밍 체험공간을 마련한다. 또 7호선 먹골역과 8호선 문정역도 펀 스테이션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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