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찾은 美그레넬 특임대사…트럼프 "수감된 모든 국민 데려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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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현 기자
입력 2025-02-0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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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수, 특임대사 방문 직후 美국민 6명 석방 조치

  • 마두로 집권 인정 여부 질문에 트럼프 "그건 아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가운데과 리처드 그레넬 미국 대통령 특임대사 베네수엘라 대통령 공보실 제공 카라카스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가운데)과 리처드 그레넬 미국 대통령 특임대사.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베네수엘라 특별임무대사인 리처드 그레넬이 3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를 찾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예방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레넬 특사에게 (베네수엘라) 현장을 살피고 '트렌데아라과' 범죄 조직 일원을 포함한 베네수엘라 주민을 태운 송환 비행기의 착륙을 보장하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렌데아라과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최근 '해외 테러 조직'(FTO)과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 명단에 올려놓은 악명 높은 갱단이다.

레빗 대변인은 "'베네수엘라에 있는 모든 미국인 수감자들을 본국으로 데려올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사항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앞서 모리시오 클래버-커론 미 국무부 중남미 특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그레넬 특사가 특별 임무를 띠고 베네수엘라를 방문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직후 미국 전역에서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단속을 벌이고 있고, 군용기 등을 활용해 이들을 중남미의 본국으로 추방하고 있다.

다만 양국 간 경색된 외교 관계로 미국은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이민자 추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클래버-커론 특사는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아무 조건 없이 명확하게 미국에서 추방된 베네수엘라 갱단원과 범죄자를 모두 수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인 인질이 베네수엘라에 억류된 것은 용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즉시 석방돼야 한다"며 "베네수엘라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는 변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의 선거, 민주주의, 민주적 변화에 대한 국무장관의 인식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그레넬을 '특별임무들을 위한 대통령 사절'로 지명하면서 "베네수엘라와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가장 뜨거운 이슈를 다룰 것"이라고 신임했다.

그레넬 특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주독일대사, 국가정보국장(DNI) 대행 등 요직을 역임한 '트럼프 충성파'로,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임무로 북한이 아닌 베네수엘라 관련 이슈를 맡게 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라플로레스(대통령 집무실)에서 그레넬과 만난 뒤 미국 정부에 '제로 어젠다'에 기반한 관계 개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의 친(親)정부 성향 언론인 엘우니베르살은 "양국이 그간의 차이를 제쳐두고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한다는 의미"라며 "오늘 예방의 경우 미국에서 요청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인 2019년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하고 그를 축출하기 위한 압박 전략을 실행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던 후안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옹립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베네수엘라 대선에서도 마두로가 개표부정 논란 속에 3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을 때, 야권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전 대사의 승리를 인정했으며 자신의 취임식에 곤살레스를 초청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그레넬 방문이 마두로 집권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아니며, 저는 베네수엘라와 마두로에 대해 매우 반대해 왔다"면서도 "우리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고, 베네수엘라와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이 요구 관철을 위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관세 등 제재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클래버-커론 특사는 브리핑에서 미국의 요구에 대해 "이는 명백히 대가가 오가는 협상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이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석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마두로 정권이 그레넬 특사의 메시지와 요구, 그가 제시한 안건을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요구하고 싶다"며 "그렇지 않으면 결국 후과가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베네수엘라 당국은 현지에 수감돼 있던 미국인 6명을 이날 곧바로 석방했다고 미 당국은 밝혔다.

그레넬 특임대사는 X(옛 트위터)에 "우리는 미국 시민과 함께 항공편으로 귀국하고 있다"며 환한 표정의 남성 6명과 함께 비행기 안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게시했다.

그레넬은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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