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러시아 사업부 매각을 승인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골드만삭스가 러시아 사업부를 아르메니아계 투자회사 발추그 캐피털에 매각하는 안을 허용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FT는 “서방 은행들이 2022년 2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개시한 이후 러시아 내 사업 매각에 대한 승인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번 매각은 미공개 금액으로 발추그 캐피털에 의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드만삭스는 약 3년 전 러시아 철수를 처음 약속한 이후 마침내 러시아에서의 철수를 완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발추그 캐피털 설립자 다비드 아마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이 거래가 모든 현지·국제법과 규정을 완벽히 준수하도록 관련 당국과 긴밀히 협력했다”며 골드만삭스가 자사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2008년부터 러시아에서 투자은행, 외환거래, 증권거래 등을 전문으로 영업했다.
지난해 12월 1일 기준으로 골드만삭스는 러시아 은행 중 자산 순위 229위(49억 루블·약 719억원), 자본 기준 148위(37억 루블·약 543억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서방 제재를 받게 되자 골드만삭스는 2022년 3월 러시아 내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방 은행은 자산 매각을 위해 푸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승인으로 골드만삭스는 러시아에서 완전히 철수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러시아 사업 매각을 승인했다. 네덜란드 은행 ING 그룹도 최근 러시아 기업 글로벌 디벨롭먼트 JSC에 러시아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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