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유망 스타트업, 분당·판교 지역의 IT기업과 밀접한 관계 유지를 위해 국내 대형로펌 최초로 판교 분사무소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한 법무법인 세종이 최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그레이츠 판교'로 분사무소를 확장 이전했다. 플랫폼, 콘텐츠, AI(인공지능)회사 등 다양한 IT 기업을 자문하는 신사업플랫폼팀 팀장 정연아 변호사, 방송통신 분야 전문가 안준규 변호사, 게임·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 이원석 변호사 등 세종 ICT그룹 전문가 40여명 중 6명이 판교 분사무소에서 관련 기업들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ICT그룹 일부 구성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세종 판교 분사무소 업무 공간은 전통적인 로펌의 업무 공간 보다는 IT 회사들의 모습에 가까웠다. '폐쇄된 방' 보다는 넓고 쾌적한 오픈스페이스를 조성해 변호사들이 열린 공간에서 활발히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설계했다. 변호사들의 업무 공간 가운데에는 긴 공용 책상이 마련돼 있었다. 광화문 본사에서 판교에 미팅을 하러 온 세종 변호사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오픈된 공간에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원석 변호사는 "오픈스페이스로 공간을 구성해 다른 변호사와 협업을 해야 할 때 따로 회의실을 잡거나 하지 않아도 바로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일반적인 로펌 사무실 공간에 비해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고객과 미팅을 하는 공간도 프라이빗한 공간과 오픈된 공간으로 나눠져 있어 고객이 원하는 공간에서 편안하게 미팅을 진행할 수 있다. 오픈된 회의실에서 미팅을 하기도 하지만,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고객와 1인 소파에 앉아 편하게 얘기를 나누다보면 짧은 시간에도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세종 측의 설명이다.
판교 분사무소는 판교 기업들의 문화를 반영해 자율복장을 실시하고 있다. 분사무소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은 재판이 있는 날이 아니면 청바지, 운동화 등 캐주얼한 복장으로 출근한다. 정연아 변호사는 "광화문 본사는 좀 더 딱딱하고 보수적인 느낌이라면 판교 분사무소는 일반 IT 회사와 비슷해 고객사가 방문했을 때도 익숙하다는 점도 장점"이라며 "고객사들의 복장이 대체로 캐주얼하다보니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해 세종도 정장보다는 자율복장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 인근에는 IT, 게임 회사들이 많이 밀집해 있는만큼 세종 ICT그룹 전문가들에게는 최근 통과된 AI기본법과 AI 기계 학습과 관련한 소송, 플랫폼 관련문제, 게임 저작권 소송, 게임 등급분류 제도 등에 관한 이슈가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광화문 세종 본사에서 변호사들이 판교에 있는 고객사에 이같은 이슈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 적절한 장소와 시간을 따로 잡아야 했다면, 이곳 판교 분사무소는 지리적으로 가까워 고객사와 소통이 훨씬 자유롭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변호사는 "판교 분사무소가 생기고 나니 고객사들도 급하게 자문을 구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 빠르게 분사무소를 방문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도 "아무래도 위치가 가깝다보니 고객사와 더 자주 소통하고 고객사에 맞춰 섬세하고 선제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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