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AI시대의 본격화와 금융권 대응방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용진 서강대학교 교수
입력 2025-02-03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2025년 벽두,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는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우리 생활과 산업에 사용될 것임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간단한 AI 에이전트부터 로봇과 모빌리티에 장착되는 물리적 AI까지, 말로만 무성하던 AI가 얼마나 진화했는지 잘 보여준 전시회였다.

지난달 말에는 중국의 딥시크(Deep Seek)가 미국 AI기업들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적은 비용으로 성능이 비슷한 AI를 발표하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그야말로 전 세계적인 AI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이다. AI를 통한 산업의 전환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 국한되지 않고 금융산업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내 은행은 올해 전반적으로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한 금리인하 기조가 지속되고 경쟁이 심화될 뿐만 아니라, 자본규제가 강화되고 자산건전성에 대한 관리 부담이 높아지면서 은행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이 약화되는 국면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비우호적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취약부문에 대한 관리를 보다 철저하게 유지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경영자원의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투입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AI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수다.

새로운 가치는 제품과 서비스 혁신에서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에 진출하면서 생성형 AI 등 신기술이 금융 서비스의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AI 기술을 금융서비스에 접목함으로써 고객들이 가진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개인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여 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단순히 자금을 조달해 대출하는 게 아니라 개별 고객들이 가진 문제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종합적이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망분리 규제 개선 등에 발맞춰 클라우드 컴퓨팅과 AI를 적용한 금융서비스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위해서는 AI 실효성 검증, AI 거버넌스 및 위험관리 체계 구축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부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면 은행들의 경쟁력은 글로벌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다.

리스크 관리 또한 AI를 잘 활용하면 더 적은 비용으로 탁월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최근 금융사고와 소비자 보호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대부분 금융기관에서 내부통제 체계를 철저하게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조직개편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율보안-결과책임 원칙에 입각한 보안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자사 환경에 맞는 자율보안 프레임워크를 구축·운영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양자컴퓨팅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제기되고 있는 금융권 암호체계의 무력화에 대한 대응도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을 위한 단말기 가상화부터 시스템 접근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서비스전달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혁신을 통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제공, 리스크 관리의 강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국내 은행들의 주된 수익원은 이자수익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은행 이자수익 비율은 94%에 이른다.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높은 이자수익 의존도가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은행들이 디지털 금융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할 이유다.

국내에서는 코인 투자에만 집중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부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금융 관점에서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하는 웹(Web) 3.0 생태계 구축이 미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토큰증권의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디지털자산 거래 등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